매일유업(267980)이 지난해 9월 출시한 귀리 음료 ‘어메이징 오트’가 출시 1년만에 1800만팩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의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1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000만팩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유업계 전반이 저출생,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 등으로 최근 경영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식물성 음료 신제품이 돌풍을 일으킨 것이어서 매일유업 내부적으로는 ‘고무적인 성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유업에서 지난해 9월 출시한 귀리 음료 어메이징 오트./이민아 기자

7일 매일유업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어메이징 오트 ‘오리지널’과 단 맛이 나지 않는 ‘언스위트’ 제품 190㎖의 판매량 합이 총 1800만팩을 넘어섰다. 한 팩당 판매 가격 1500원을 판매량에 곱하면, 어메이징 오트의 출시 이후 1년간 매출을 약 270억원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어메이징오트는 앞서 출시 2개월 만에 100만개가 팔렸다.

1800만팩은 최근 커피에 우유 대신 넣어 먹는 방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버전의 판매량은 제외된 수치다. 앞서 성은주 매일유업 식물성식품 본부장은 “향후 어메이징 오트의 매출 목표는 1년에 2배씩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내년부터는 어메이징 오트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넘어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서 널리 팔리도록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커피 전문점에서 우유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대용량 팩(950㎖)을 출시했다.

이를 프랜차이즈 카페 등에 납품해 시장을 더욱 키우겠다는 것이 매일유업의 계획이다. 매일유업 계열 카페 ‘폴바셋’에서는 이미 올해 2월부터 우유 대신 어메이징 오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어메이징 오트가 커피와 잘 어울린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어메이징 오트의 성장세에 매일유업 내부에서도 고무적인 반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는 지인들을 만날 때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대용량 팩과 폴바셋 스틱 커피를 담은 선물 세트를 준다고 한다. 그는 이를 주면서 “라떼를 만들어 드셔보시라”고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이 서울 성수동에 마련한 어메이징 오트 팝업스토어의 인기도 어메이징 오트 음료의 판매량 증가를 가늠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지난 10월 6일에 문을 열어 한달 후 문을 닫은 이 곳은 우유 대신 어메이징오트를 사용한 라떼 등을 팔았고 원료인 귀리로 장식이 돼 있었다. 팝업 스토어를 주말에 방문하면 대기 줄이 서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올해 10월 한달 간 어메이징 오트의 매출은 1년 전보다 190% 늘어났다.

귀리로 만든 대체유는 두유, 아몬드 등으로 만든 대체유보다 기존에 우유를 마시던 소비자가 느끼기에 맛이 덜 생경하다. 그 덕에 귀리 음료는 유당불내증으로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채식 식단을 원하는 소비자 등에게 기존 우유를 대체하는 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서 매일유업은 아몬드 전문기업 블루다이아몬드와 손 잡고 지난 2015년 아몬드로 만든 대체유인 ‘아몬드 브리즈’를 내놓으며 대체유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어메이징 오트의 성장세는 아몬드 브리즈보다 훨씬 빠르다”며 “어메이징 오트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음료 신제품은 최근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보다는 원래 있던 제품의 맛을 달리하는 방법 등으로 보수적으로 신제품 출시를 하는 편”이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음료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여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