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 껌’으로 불렸던 롯데제과의 대표 껌 제품 ‘후레쉬민트’가 지난해 1월 재출시 1년 만에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MZ세대(밀레니엄+Z세대, 1980~2000년대생)로 대표되는 젊은 층이 껌보다 젤리나 사탕을 더 많이 찾으면서 불거진 껌 시장 불황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올해 초 후레쉬민트 생산·유통을 중단했다. 지난해 1월 롯데제과가 후레쉬민트에 향수를 느끼는 ‘마니아층 소비자’를 겨냥, 2017년 단종 4년 만에 재출시를 택한 지 1년 만이다.

롯데제과의 껌 3총사로 불리는 쥬시후레쉬(맨 아래), 후레쉬민트(가운데), 스피아민트.

후레쉬민트는 1967년 설립된 롯데제과가 서울 양평동 공장 설립 이후 선보인 첫 제품이었다. 1972년 출시 당시 후레쉬민트와 함께 나온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 등과 함께 ‘국민 껌 3총사’로도 불렸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기를 끈 자일리톨 껌에 밀려났다.

껌 소비 감소가 재출시 1년 만의 단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자일리톨 껌과 상품성이 겹치지 않아 여전히 생산·유통되고 있는 롯데제과의 쥬시후레쉬와 스피아민트 두 제품의 연간 매출마저도 약 4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국내 껌 시장은 지난 2015년 321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6년 2890억원 ▲2017년 2830억원 ▲2018년 2700억원 ▲2019년 2590억원 ▲2020년 2540억원 등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2500억원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 층이 껌 대신 젤리 소비량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껌 소비가 젤리나 사탕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FIS에 따르면 껌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동안 사탕류 시장은 지난 2015년 5580억원에서 2020년 7240억원까지 늘었다.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젤리는 껌과 같이 씹어서 스트레스를 풀리게 해 주지만, 씹다가 뱉어야 하는 껌과 달리 삼키게 되는 식품이라 다른 형태의 만족감을 준다”면서 “껌 시장의 소비자들이 그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껌 시장이 줄면서 롯데제과의 껌 제품 단종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롯데제과는 2005년 출시했던 블루베리 껌의 생산도 중단했다. 지난 2020년 말까지 편의점에서 5종 이상이 판매되던 아이디(iD)도 현재 2종류만 판매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가 지난 2020년 10월 발표한 '트렌드픽 국내편 - 껌사탕류'. /aT

매출도 감소세다. 롯데제과의 껌·캔디 매출은 지난 2017년 544억원을 기록한 뒤 2018년 1916억원, 2019년 1934억원으로 뛰어 오른 이후 줄고 있다. 2020년 151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5% 감소했고, 2022년에는 13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