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직접 빵을 구워 먹는 ‘홈베이킹족’이 늘면서 냉동 빵반죽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냉동 빵반죽은 발효를 마친 밀가루 반죽을 빵 모양으로 만들어 냉동해 판매하는 것이다. 에어프라이어와 와플 메이커 등 집에서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조리기구가 보급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최근엔 크루아상 반죽을 와플 메이커에 눌러 굽는 ‘크로플(크루아상+와플)’이 소셜 네트워크(SNS)상에서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와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냉동 반죽을 포함한 국내 냉동 빵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16.6% 커졌다. 전체 빵 시장 규모가 지난해 -2%, 올해 -0.1%로 2년 연속 줄어드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의 빵을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제과점이나 카페를 찾는 대신 집에서 직접 빵을 구워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선 지난해 빵반죽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17% 증가했다. 올 1~10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늘었다.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에서도 올해 5~11월 냉동 빵반죽 판매량이 116% 늘었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크루아상을 비롯해 스콘, 뺑오쇼콜라 등이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푸드(031440)는 올해 10월까지 냉동 빵반죽 판매량이 전년 대비 47% 늘었다. 대표 제품은 ‘버터 미니 크로아상’으로 올 들어 매달 2만 개씩 판매되고 있다. 해동과 조리 시간이 긴 냉동 반죽의 단점을 보완해 초벌로 구워 동결한 ‘밀크앤허니 파베이크’도 올해 3분기 판매량이 직전 분기보다 261% 증가했다. ‘밀크앤허니 바질치즈 치아바타 샌드위치’도 매월 약 10만 봉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에 냉동 빵반죽을 카페나 중소형 제과점에 B2B(기업 간 거래) 형식으로 납품해 왔으나, 최근 홈베이커리 수요가 늘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판매량이 전체의 40%로 증가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홈베이킹 수요가 급증해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높여 생산하고 있다”며 “가정에서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빵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097950)의 고메 베이커리도 2019년 냉동 빵반죽을 선보인 이래 지난해 매출이 4배가량 증가했다. 이 브랜드는 빵반죽 4종과 치즈볼, 피자볼 등 냉동 베이커리 상품 7종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자체 브랜드(PB) ‘스윗허그’를 통해 판매하는 냉동 반죽도 올해 판매량이 20% 넘게 증가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296억원이던 냉동 빵반죽 시장 규모는 지난해 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가량 커졌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홈베이킹은 가성비와 편의성이 높다는 이유로 선호되고 있다”며 “빵을 식사 대용으로 먹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급 재료를 사용한 빵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