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전남 SPC물류 센터 앞에서 대체 운송차량 진입을 막고 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 제공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배송 기사들의 재료 운송 거부파업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늘고 있다.

15일 저녁 경기 고양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의 한 직원은 “파업으로 빵 및 재료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평소 배송받던 시간보다 2~3시간가량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이어 “제조빵은 직접 매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식빵이나 공장 제조 빵 공급이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민노총 소속 기사들은 15일 0시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파리바게뜨의 배송 기사 중 민노총 화물연대 소속은 30% 수준이다. 나머지 70%의 차량은 정상 배송을 하고 있어 매장에 빵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을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민노총 조합원들이 공장 앞에서 연좌 시위를 벌이는 등 배송 차량의 운행을 방해하고 있어 물류가 지체되고 있다.

호남 지역 매장들은 배송 거부 파업이 14일째로 접어 들어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에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물연대 불법파업으로 인해 죽어가는 자영업자를 살려주세요’라는 청원 게시글을 올렸다. 이 점주는 “이대로 계속 점포를 유지할 수 있을지 하루하루가 고민”이라며 “며칠전 원룸보증금을 빼 직원급여를 챙겨주고 생을 마감하신 호프집 사장님이나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여수 치킨집 사장님의 소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화물연대 소속 배송기사들의 파업으로 “아침일찍 도착해야 할 식재료들이 오후늦게 도착하면서 팔지 못하고 폐기하는 물품들이 늘어나 점포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이미 경영환경이 최악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간 갈등에서 힘없는 자영업자를 볼모를 삼아 본인들의 이익을 취하고자 파업을 강행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가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법파업에 가맹점은 영업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새벽부터 대체차량을 섭외하거나 직접 물류센터로 찾아가 제품을 운송하고자 노력 중이나 이 또한 화물연대의 물리적인 방해로 인해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이 조속히 종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광주 지역에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물연대 불법파업을 해결해달라는 청원 글을 올렸다. /국민청원 캡처

민노총의 이번 배송 거부 파업은 호남지역 물류 배송 효율화를 위해 SPC GFS가 차량을 2대 증차하자 한노총과 민노총 소속 화물연대끼리 쉬운 코스를 배정해달라는 이권 다툼에서 시작됐다. 당시 민노총 측은 특정 코스 배정을 요구한 뒤,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갑작스런 파업에 사측이 용차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자, 민노총 조합원들은 공장 앞에서 용차 차량의 출입을 막는 방식으로 영업을 방해했다. 민노총의 영업 방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민노총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민노총 조합원 24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파업 장기화에 SPC가 용차 비용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민노총 측은 파업을 종료하는 조건으로 손해배상 책임 면제를 요구해왔다. 이에 SPC는 “명백한 화물운송용역 계약 위반 행위로 가맹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화물연대의 명분없는 파업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민노총은 전국적인 연대 파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