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051900)은 ‘최고의 지속가능한 FMCG(일용소비재) 기업’을 목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서고 있다. 자원 순환을 위한 지속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최고 심의 기구로 지난 4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과 사외이사 4명 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첫 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김상훈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ESG 경영을 위한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기본 정책과 전략을 수립한다. 또 ESG 경영 활동의 이행 성과를 점검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빌려쓰는 지구 리필스테이션'에서 직원이 소비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 ‘그린제품 심의협의회’ 친환경 포장재 연구·개발

LG생활건강은 ESG 경영의 한 축인 지속가능한 친환경 포장을 구현하기 위해 디자인, 포장연구, 구매, 사업부, 제품기획 부서들로 구성된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신제품 출시 전 제품 포장재의 중량, 부피, 재질 등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시행 중이다. 평가 결과는 용기 감량화, 재질 개선, 재활용성 개선으로 구분해 해당 포장재의 친환경성을 향상하는 기준으로 활용한다.

협의회 활동을 통해 실제 자원 절감 효과도 거뒀다. 지난 2019년 세탁세제 ‘테크’와 섬유유연제 ‘샤프란’의 뚜껑 부피를 축소하고 주방세제 ‘홈스타’ 용기를 축소하는 등 활동을 통해 약 11억원 상당의 포장 폐기물 감소 및 원가 효과를 달성했으며, 같은 해 LG생활건강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52톤을 절감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용기에 라벨을 없앤 씨그램 ‘무라벨 제품’을 선보였다. 생산단계부터 플라스틱 원료의 사용량을 줄여 분리배출과 재활용이 쉽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화장품 용기의 자원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업싸이클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매장에 반납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회수된 용기는 재활용 업체를 통해 처리된다. 재활용된 물질은 LG생활건강이 재구매해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구조다.

LG생활건강의 비건 제품인 '빌리프 X VDL 비건 메이크업' 이미지. /LG생활건강 제공

◇ ‘비건 화장품’·‘리필스테이션’… 친환경 소비 기여

환경보호, 가치소비 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친환경 제품과 매장도 선보였다. LG생활건강의 첫 비건(채식주의) 제품 ‘빌리프XVDL 비건 메이크업’이 대표적이다.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빌리프’와 ‘VDL’의 협업을 통해 지난달 출시한 제품으로, 멀티 컬러 리퀴드, 프라이머, 스틱 파운데이션 등 총 3가지로 구성했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동물 실험과 동물성 원료를 배제해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완료했다.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포장재를 재사용 종이로 제작한 ‘내추럴 선 에코 슈퍼 액티브 리프세이프 선 기획세트’를 선보였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종이를 이면지로 활용해 세트 상자를 만들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탄소 저감 용기로 만든 ‘빌려쓰는 지구 생활용품’도 판매 중이다.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주거세제, 물티슈 등 제품에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기여하는 바이오페트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포장재를 사용했다. 물티슈는 생분해가 가능한 원단을 썼다.

지난 5월부터는 ‘빌려쓰는지구 리필스테이션’도 운영하고 있다. 샴푸와 바디워시 등의 내용물만 100g 단위로 소분해 판매하는 매장으로, 이마트 죽전점에 1호점을 선보인 데 이어 7월 서울 가로수길점을 열었다. 별도의 용기를 준비 못한 고객을 위해 코코넛 껍질을 활용한 친환경 리필 용기도 판매한다.

LG생활건강의 '내추럴 뷰티크리에이터' 2기 참가자들이 2019년 12월 열린 수료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LG생활건강 제공

◇ 뷰티 유튜버 키우고 가맹점엔 지원금 제공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단순한 일회성 기부보다는 지원 대상의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이끄는 방향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2018년부터 운영 중인 ‘내추럴 뷰티 크리에이터’는 뷰티 유튜버를 육성하는 전문 프로그램이다.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20~30대에게 새로운 사회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다.

올해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라이브 커머스 전문가 교육과정’을 신설했다. 라이브 커머스 교육과정을 이수한 뷰티 크리에이터는 LG생활건강의 제품들을 소개하는 라이브 커머스 판매자로 채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여성장애인에게 출산, 육아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보조기기를 제공하는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날개달기(技)’를 사업을 시작했다. 사회활동을 하거나 자녀를 양육하는 지체 장애, 뇌병변 장애, 시각 장애 여성들을 선발해 1인당 500만원 이내로 보조기기를 지원한다. 이 사업은 LG생활건강 임직원들이 기부한 급여 일부와 회사의 매칭 펀드로 조성된 기금으로 운영된다.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경영 행보도 잇고 있다. 올해 7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전국 생활용품대리점에 5억2200만원 상당의 재난극복지원금을 지급했다. 이와 별도로 생활용품대리점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1인당 40만원, 총 1억3100만원의 인건비도 추가 지원했다. 앞서 지난해 3월, 7월, 올해 1월 등 3회에 걸쳐 500여 개 매장 화장품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월세의 50%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