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안마의자 시장 점유율 1위 바디프랜드가 의료기기 업체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의료기기 형태의 안마의자 출시 계획을 내놓은 데 더해 의료기기 판매를 위한 영업망 구축을 본격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디프랜드는 코지마와 휴테크 등 후발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LG전자 등 대기업까지 안마의자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바디프랜드는 의료기기 사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숙원으로 꼽히는 증시 상장까지 이룬다는 복안이다.

바디프랜드가 운영하는 전시장. /바디프랜드 제공

1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최근 안마의자 전시 매장에 의료기기 판매업을 잇따라 추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평택전시장에 대한 의료기기판매업 영업신고를 진행한 데 이어 올 들어 3곳을 의료기기 판매 가능 매장으로 추가했다.

의료기기법은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의료기기) 등의 판매를 위해선 관할 지자체의 판매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팬텀메디컬’ 등 2종 안마의자를 의료기기로 판매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목디스크 완화 등에 효과를 가진 팬텀메디컬 제품에 더해 심전도 측정을 할 수 있는 팬텀메디컬하트 등 안마의자형 의료기기를 늘릴 계획”이라면서 “전국 127곳 직영 전시장을 의료기기 판매 가능 매장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의료기기 인증을 받은 제품(2종)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능이 대폭 강화된 20여종 안마의자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이 같은 변신을 엿볼 수 있는 9종 안마의자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래픽=이은현

바디프랜드의 이 같은 변화는 안마의자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산 안마의자에 맞서 2007년 설립된 바디프랜드는 디자인 차별화로 국내 1위에 올랐다. 다만 경쟁업체가 잇따라 등장하며 70%를 넘었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5년 5% 수준이었던 국내 안마의자 시장 2위 코지마의 시장 점유율이 20% 중반으로 올랐고, 3위 업체 휴테크의 시장 점유율도 11%에 이르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에는 대기업까지 안마의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안마의자가 건강가전으로 주목받으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월 안마의자(모델명 MX70B)에 대한 국내 전파 인증을 획득하는 등 제품군 확장을 예정한 상태다.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형 의료기기가 바디프랜드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디컬 R&D센터’를 구축해 2020년 6월 처음으로 선보인 의료기기 팬텀메디컬이 출시 후 지난 2월까지 1800억원(성능 개선 모델 팬텀메디컬케어 매출 포함)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팬텀메디컬의 선전으로 지난해 바디프랜드의 매출(작년 3분기 누적)은 역대 최고 수준(440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019년 4803억원이었던 매출이 2020년 555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12억원에서 522억원으로 늘었다.

이 회사는 상장 전 기업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의료기기를 주목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PEF) VIG파트너스로의 지분 매각, 박상현 대표이사의 형사입건, 청소년용 안마의자 과장·허위 광고 문제가 불거지며 번번이 상장 고배를 마셨다.

바디프랜드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선정했다. 스톤브릿지는 바디프랜드를 의료기기 제조·판매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3~4년 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료기기형 안마의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역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료기기 연구개발에 최근 5년간 약 800억원을 투자했고, 향후 연 2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