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테리어 업계 절대 강자로 꼽히는 한샘(009240)이 매트리스를 앞세워 가정용 가구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용 가구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매트리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6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최근 올해 사업 계획을 새로 짜면서 매트리스 시장 공략 강화를 핵심에 올렸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의 최대주주 변경 이후 수장에 오른 김진태 한샘 대표가 매트리스 중심의 사업 계획 변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 포시즌의 '마레 매트리스'. /한샘 제공

한샘은 당장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인 ‘포시즌’의 제품군을 강화한다. 이달에만 3종 제품을 새로 출시한다.

포시즌은 ‘유로602 포시즌’이라는 매트리스 제품에 기반해 2019년 8월 별도의 전문 브랜드로 전환됐다. 그러나 약 2년여간 3종 제품만을 갖췄다.

브랜드 마케팅도 강화한다. 한샘 관계자는 “아직 예산이 책정되진 않았지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별도의 마케팅비가 책정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샘 매트리스로 판매하는 것이 아닌 포시즌을 고유의 전문성을 지닌 매트리스 브랜드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한샘은 인테리어 설계·시공을 아우르는 종합 인테리어 패키지에 강점을 지닌 회사다. 전국에 86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영업망도 구축했다. 이 때문에 가정용 가구인 매트리스는 회사의 주력 사업인 인테리어 사업을 보완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그래픽=손민균

한샘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매트리스 시장의 성장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정 내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돈을 지출하더라도 숙면을 추구하는 ‘슬리포노믹스(숙면 경제)’ 시장이 커지면서 매트리스 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한국수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수면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1년 48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대로 성장했다.

이중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전체 수면시장의 절반인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1조8000억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인테리어 시장이 위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샘은 지난해 4분기 주택매매거래 감소에 따른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수요 둔화로 7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덕분에 지난해 최대 매출에도 681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전년 대비 27% 줄어든 수치다.

반면 가정용 가구 매출(오프라인 판매 기준)은 지난해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포시즌 등 한샘 매트리스 제품들의 매출 증가폭이 컸다. 지난해 매트리스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2020년에도 2019년과 비교해 22% 매출이 늘어난 바 있다.

한샘의 매트리스 시장 공략 강화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침대 시장은 형제지간인 안성호·안정호 대표가 운영하는 에이스·시몬스 침대가 독점하는 구조다. 두 대표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내며 배당으로만 100억원 넘는 돈을 받게 됐다.

이에 코웨이·바디프랜드 등 렌털 업체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웨이는 2020년 매트리스 사업 매출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가구업계 한 관계자는 “침구업체 알레르망도 올해 매트리스 브랜드 ‘스핑크스’ 마케팅비로 300억원을 책정했다”며 “올해 매트리스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