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대형마트 이마트. / 연합뉴스

이마트(139480) 노사가 임금 단체 협상에서 임직원 임금을 최대 4%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난 매출과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의 성과를 나누겠다는 취지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노사는 전날 임금 교섭안에 최종 합의했다. 밴드직(관리)은 2%, 전문직(진열·계산)은 4% 인상한다. 전문직 직무 수당 8만5000원을 기본급에 산입하며 낡은 마트 휴식 공간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처우를) 좋은 수준으로 대우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날 오전 체결식을 진행했다”고 했다.

이마트가 평소 2~3%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했던 점을 고려하면 전문직 임금 4% 인상은 예년보다는 폭이 크다는 게 유통업계의 평가다.

이마트는 애초 불안정한 영업 환경 등을 이유로 임금을 동결하겠다고 했다가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SSG닷컴(쓱닷컴) 상장 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이마트 직원에게 지급하는 것도 제안했으나, 이마트 측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쓱닷컴의 배송을 오프라인 점포에서 직원들이 담당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기여도를 인정해 달라는 게 노조 측 제안이었다.

이마트에는 한국노총 전국 이마트 노조, 민주노총 서비스 연맹 마트 산업 노조 이마트 지부, 상급 단체가 없는 전국 이마트 노조 등 3개의 복수 노조가 존재한다. 교섭권은 한국노총 이마트 노조가 갖고 있다. 임금 인상은 3개 노조 뿐만 아니라 재직 중인 이마트 임직원 2만5000여 명에게 전부 적용된다. 적용 시점은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년사. /신세계

앞서 이마트는 매년 1월과 7월 지급하는 성과급 규모를 늘렸다. 기존에는 영업이익과 기타수익으로 성과급을 줬지만, 올해부터는 배당이익 일부도 성과급 재원에 포함시켰다. 작년 하반기 영업이익과 배당이익 등을 포함한 성과급은 지난달 지급됐다.

이마트는 지난달 사내 공지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성공적인 인수를 통해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 커머스(상거래)의 완성형 에코 시스템을 구축한 의미있는 한 해였다”며 “회사 전체가 성과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성과급 재원을 추가로 확대했다”고 했다.

이마트는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24조1497억원, 영업이익은 3156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0년보다 매출은 12.4%, 영업이익은 33.1% 늘었다. 이중 할인점(이마트) 매출은 16조4493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늘었고, 영업이익은 1856억원으로 22.7% 줄었다.

일각에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滅共) 논란 이후 불거진 내부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노총 이마트 노조는 지난달 “고객과 국민들께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과 가족에게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정 부회장은 이후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입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