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화장품 플랫폼 1위를 지키고 있는 CJ올리브영을 무신사, 마켓컬리 같은 모바일 기반 플랫폼이 맹추격하고 있다. 최근 화장품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쇼핑(023530)의 롭스, GS리테일(007070)의 랄라블라와 달리 모바일 기반의 스타트업은 CJ올리브영에도 쉽지 않은 경쟁상대가 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상반기 매출은 9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상반기 매출은 2019년에 전년 대비 18.1% 증가했으나 작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0.5%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예년 수준의 성장세는 회복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매출 70%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발생한다. 점포 수는 작년 2분기 1254개에서 올해 1256개로 비슷한 수준이다.

올리브영 명동 본점 2층 내부 모습.

CJ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헬스앤뷰티 스토어(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전문매장) 가운데 유일한 영업이익 흑자 기업이다. 작년 기준 1018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경쟁사인 롯데쇼핑의 롭스와 GS리테일은 오프라인 점포 수와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적자를 낸 반면 CJ올리브영은 경쟁력 있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를 발굴하고 제품 리뷰 작성을 유도해 빅데이터화(化) 했다. 단순 판매 채널이 아니라 고객들이 화장품을 고르기 전에 확인하는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모바일에서의 화장품 구매가 급증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한 CJ올리브영의 독보적인 1위 사업자 지위를 흔드는 기업들이 나타났다.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지 않던 패션 전문 플랫폼 무신사,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마켓컬리가 신성장 동력 확보 목적으로 비(非)주력 카테고리인 화장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두 회사의 화장품 매출 규모는 연간 기준으로 CJ올리브영의 10%도 안되지만,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마켓컬리는 올해 상반기 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386% 증가했다. 2017년 화장품을 처음 선보인 후 매년 200% 이상 성장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전체 매출 가운데 비(非)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5~30% 수준인데 성장 속도는 화장품이 모든 카테고리를 통틀어 가장 높다. 특히 스킨케어 제품 매출이 803% 증가했다. 화장품 전 성분을 공개하고, 마켓컬리의 상품기획자(MD)가 직접 써보고 장·단점을 알려주는 후기가 호평을 얻고 있다.

같은 기간 무신사는 화장품 거래액이 전년 대비 179% 늘었다. 매출은 감사보고서 발표 전까지 공개하지 않지만 위탁 판매 브랜드에서 받는 수수료로 구성되는 만큼 거래액 만큼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신사는 의류와 화장품을 함께 구입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8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메인 메뉴에 뷰티를 추가했다. 내년까지 입점사를 800여개에서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에 두 회사가 위협적인 이유는 롭스, 랄라블라와 달리 모바일 기반 플랫폼이라서다. 화장품은 그동안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소비자들이 많아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작년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서는 모바일 거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화장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9월 기준 57.7%로 전년 대비 16.7%포인트 상승했다. 모든 소매 품목을 통틀어 모바일쇼핑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앱 월간 사용자 수(MAU)는 8월 기준 올리브영과 무신사, 마켓컬리 모두 200만명 중후반 수준이다. CJ올리브영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은 물론 모바일 시장에서의 독보적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선보인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드림’ 서비스 지역을 지난해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고객의 앱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4월부터 라이브커머스(모바일 실시간 판매 방송) 횟수를 월 2회에서 주 1회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