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믹 씨푸드의 대체 참치 ‘튜나토(Tunato)'로 만든 초밥. /미믹 씨푸드

대체육에 이어 대체 해산물이 식품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해산물은 육류보다 건강에 이롭다는 인식으로 인해 대체 식품 개발이 소홀했으나, 최근 해양 생태계 파괴와 중금속 및 미세 플라스틱 섭취 문제가 대두되면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국내에선 아직 대체 해산물이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대체육 못지않게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비영리기구 굿푸드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체 해산물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00만 달러(약 141억원)를 기록했다. 전체 대체식품 시장에서 식물 기반 해산물이 차지한 비중은 29%로, 돼지고기 대체육(26%)보다 컸다.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 식물 기반 해산물 분야 투자액은 총 7000만 달러(약 824억원)로, 지난 2년간의 투자액 규모와 맞먹었다. 세계 2위 식품기업인 미국 육류 기업 타이슨푸드는 2019년 식물 기반 새우 제조업체 뉴웨이브푸드에 투자했고,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는 지난해 식물 기반 참치 ‘부나(Vuna)’를 출시했다. 국내 식품기업 풀무원(017810)도 지난해 어류 세포를 배양해 해산물을 생산하는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에 투자해 세포 배양 해산물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소피스 키친의 식물성 훈제 연어. /소피스 키친

대체 해산물은 대부분 식물을 원료로 한다. 스페인 스타트업 미믹 씨푸드가 개발한 ‘튜나토(Tunato)’는 얼핏 보기에 참치회 같지만 토마토와 해조류 추출물 등으로 만들었다. 프랑스 식품기업 오돈텔라는 해조류와 완두콩 단백질을 원료로 훈제 연어 ‘솔몬(Solmon)’을 선보였는데, 오메가3 등이 풍부해 “훌륭한 해물 대용품”이라는 평을 얻었다.

미국 식물 기반 해산물 식품 브랜드 소피스 키친은 곤약을 넣어 새우, 게의 쫄깃한 질감을 구현했고, 일본 식품업체 후지오일은 식물성 기름과 콩을 원료로 가짜 성게알(우니)을 개발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윤리에 대한 관심이 유례없이 커진 만큼, 대체 해산물은 대체육과 같은 성장 수순을 밟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냉동 대체육 시장 규모는 28억9090만 달러(약 3조4000억원)로, 2025년 37억4290만 달러(약 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슬레의 대체 참치 '부나(Vuna)'. /네슬레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도 주목된다. 2019년 나스닥에 상장한 식물성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매출이 4억680만달러(약 4790억원)로 전년 대비 36.6% 증가했다. 내년 상장을 앞둔 임파서블푸드는 1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은정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은 “우리 기업들도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해 미국 식품 시장 진출 등을 모색해 볼 수 있다”며 “대체 해산물은 해산물 섭취 시 우려하는 중금속에 대한 걱정이 없어 임산부와 태아가 섭취해도 안전하다. 이런 장점에 초점을 맞추면 소비자 신뢰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