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 유통 업계를 덮쳤던 ‘셧다운 악몽’이 재현되는 분위기다.

7일 오전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임시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제공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현대백화점(069960) 무역센터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진자는 총 47명으로 늘었다.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 4일 직원 2명이 처음 확진된 이후 직원과 지인 등이 잇달아 감염됐다. 확진자가 늘자 무역센터점은 7~8일 임시 휴점을 결정하고 전 직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역학조사 결과 이 점포는 방역 수칙을 준수했으나, 일부 직원이 증상 발현 후에도 계속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 대부분이 가까운 곳에서 장시간 함께 근무했고, 창고와 탈의실 등을 공동 사용하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무역센터점 방문자들에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하는 긴급 재난문자를 보낸 상태다.

같은 날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도 매장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영업이 중단됐다. 또 여의도 IFC몰에서는 확진자가 지하 식당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영업종료 후 방역·소독 조치를 취했다.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유통가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12명으로 집계됐다. 3차 유행 정점이었던 지난해 12월 25일 1240명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앞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139480) 본사에서도 지난 2~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4명 발생했다. 이에 이마트 본사는 지난 5일 문을 닫고 전 직원 검사를 시행했다. 신세계(004170)백화점 강남점에서도 지난 2일 식품매장과 계산대에서 각각 근무한 직원 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백화점 내 해당 매장 영업이 일시 중단됐다.

물류센터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마켓컬리는 최근 장지 물류센터 근무자가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지난 3일 공지했다. 지난 1~3일까지 총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마켓컬리는 확진자 근무 지역 방역 조치와 함께 밀접 접촉자 확인 및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다만 물류센터 가동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 관계자는 “물류센터 셧다운은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결정하게 된다”며 “최근에는 근무영역, 동선을 따라 집중 방역 처리를 하는 정도로 지침이 내려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샤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근 백신 보급, 보복 소비 효과 등으로 유통업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소매유통업체 10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106을 기록했다. RBSI는 소매유통업체들의 현장 체감 경기를 수치화 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백화점이 2분기 97에서 3분기 107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11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이 각각 3포인트, 이커머스도 1포인트씩 상승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하면서 유통업계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사업장 확진자 발생에 따른 임시 휴업이나 폐쇄가 잇달아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하루 매출 규모는 수억~수백억 원대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내 백화점 전체가 동시 휴점했던 지난해 2월 10일 하루 동안 1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이 증발했다.

이에 유통가는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업무시 마스크 착용·손소독제 상시 사용 △점포 수시 소독 △매장 출입구, 물류센터 내 열화상카메라 설치 및 손소독제, 위생장갑 비치 △카페, 음식점(푸드코트) QR코드, 수기 명부 등 출입자 명단관리 △계산대 안전 가드 설치 △유증상자 출근 금지 등 방역책을 시행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영업점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역을 완화한 적이 없었다”며 “계속 해서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서 관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마트 관계자도 “코로나19 초기부터 안전한 매장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방역 수준을 유지하면서 중대본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