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제주공항 출국장 파리바게뜨 매장 앞. 탑승을 앞둔 관광객들이 '마음샌드'를 사기 위해 줄을 서있다. /김은영 기자

관광지와 유통을 결합한 특화상품 판매 전략이 주목 받고 있다. 관광지에 매장을 세우고 이곳에서만 파는 메뉴나 기념품(굿즈)을 개발해 관광상품화 하는 것이다.

SPC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트가 제주공항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주 마음샌드’는 제주 여행 기념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 8월 처음 출시된 마음샌드는 우도의 특산물인 땅콩으로 속을 채우고, 제주의 산과 바다를 음각을 새겨 넣은 쿠키로, 전국 파리바게뜨 점포 중 제주공항 내 점포 두 곳에서만 판매한다.

일인 당 2 상자만 구매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약 200만 상자가 팔렸다. 회사 측은 “그동안 하루 1000 상자만 생산했는데, 오전에 품절될 만큼 인기가 늘자 최근 설비를 보강해 5000 상자로 생산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엔 ‘가정의 달’ 선물용으로 마음샌드를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판매했는데, 접속 폭주로 앱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제주에서만 파는 전용 메뉴들. /스타벅스코리아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도 제주 매장에서만 파는 전용 메뉴를 2016년부터 판매 중이다. 우도 땅콩을 활용한 ‘제주 별다방 땅콩 라떼, 제주 청귤을 사용한 ‘제주 청귤 레모네이드’, 천혜향을 활용한 ‘제주 천혜향 블랙 티 블렌디드’ 등 음료 9종과 푸드 17종을 선보이고 있다.

동백꽃, 돌하르방 등 제주의 이미지를 활용한 텀블러와 메모지, 팬 등의 기념품도 판다. 인기 굿즈의 경우 주요 매장에서 조기 매진돼, 굿즈를 사기 위해 매장 투어를 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스타벅스는 제주 외에도 전국 8개 지역에서 지역 이미지를 활용한 텀블러 등을 판매한다.

커피빈도 지난 4월 제주에 1호점을 내면서 유채꽃과 조랑말, 해녀 모티브를 담은 천가방과 브로치, 머그컵 등을 출시했다.

관광지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임시 매장(팝업스토어)을 세워 매장을 ‘관광지화’ 하는 업체도 있다. 프랑스 명품 샤넬은 지난 3월 19일부터 3달간 제주 신라호텔에서 팝업 부티크 ‘샤넬 인 제주’를 운영했다.

일부 제품은 서울 시내 백화점보다 먼저 선보였다. 소셜미디어(SNS)에 매장 오픈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줄 서기 현상인 ‘오픈런’이 이곳에서 재현되기도 했다.

코오롱스포츠가 8월 말까지 제주에서 운영하는 '솟솟스테이'. 숙박을 하며 자사의 캠핑 용품을 체험해볼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인더스트리FnC가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제주 아웃도어 숙박 시설 어라운드 폴리의 롯지(독채형 숙박시설) 한 채를 자사의 캠핑 용품으로 채운 ‘솟솟스테이’로 꾸몄다.

이 회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피그램도 작년부터 경상남도 하동에서 한옥형 숙박 시설 ‘올모스트홈 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2달 간격으로 예약 신청을 받는데, 신청과 동시에 매진이 돼 8월까지 전 객실의 예약이 마감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늘면서 관광지가 주요 소비 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관광과 유통을 결합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