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배송차량 개발에 직접 나선다. 이 회사는 현재 외부 업체로부터 완성차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업을 통해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개발에 직접 참여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 차량. / 연합뉴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른바 ‘신(新)쿠팡카’ 컨셉을 직접 개발하고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해 차량 개발 및 구매, 유지보수 체계 구축을 담당하는 부서를 이끌 부장급 인력을 채용 중이다. 쿠팡카는 쿠팡 배송차량을 말한다.

이 부서는 생긴 지 1년이 안된 신설 조직으로 쿠팡카 개발, 관리 업무에 힘을 싣기 위해 조직을 계속 확장하는 차원에서 관리자급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 예정 인력의 주요 업무는 △그린카 전략 수립(전기차, 수소차 등) 및 실행 △자율 주행,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신기술의 쿠팡카 적용 타당성 분석 및 적용 △상품 배송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상용차 개발 등이다.

쿠팡은 자격 요건으로 10년 이상 자동차 관련 업체에 근무했거나 관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제시했다. 특히 전기차 개발 업무에 2년 이상 종사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쿠팡 측은 “채용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쿠팡이 그동안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쿠팡카에 적용할 각종 신기술을 내부에서 개발, 적용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직접 개발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 유통사나 택배회사는 자영업자인 배송기사와 외주 계약을 하고 이 기사가 소유한 이른바 지입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은 배송기사를 직고용하고 배송차량도 직접 구매해 관리한다. 배송기사 수는 1만5000명, 택배차량은 2000대 이상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 화두로 대두된 상황에서 배기가스 배출 주범인 화물차량으로 배송을 한다는 점은 쿠팡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쿠팡은 앞서 유통업계 최초로 친환경 전기배송차 10대를 도입했다. 지난 2018년 대구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구 기업인 제인모터스가 생산한 칼마토 차량 10대를 배송에 활용하기로 한 뒤 차량 제작 과정에서 일부 협업을 했다. 2019년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