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테마파크 업계가 이용권 가격 조정에 나섰다.

4일 테마파크 업계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오는 6월부터 변동가격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변동가격제는 계절이나 요일에 따라 기준 요금이 달라지는 제도로, 현재 워터파크 캐리비안 베이에서 적용하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변동가격제는 디즈니, 유니버셜 등 해외 테마파크도 적용 중인 제도”라며 “제휴 카드, 학생, 온라인몰 등 할인 프로모션은 기존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에버랜드 티익스프레스. /삼성물산 제공

기존 에버랜드 이용권 요금은 대인 5만6000원, 소인 4만4000원이었다. 이번에 도입하는 변동요금제에 따라 요금은 A(대인 6만원·소인4만8000원), B(대인5만6000원·소인 4만4000원), C(대인 5만원·소인4만원)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올 6~11월 기준 A요금은 23일, B요금은 93일, C요금은 67일 적용될 예정이다.

에버랜드 홈페이지에는 각 요금이 적용되는 날짜를 표시한 달력도 공지됐다. 가장 비싼 A요금은 기존 요금 대비 대인은 7%, 소인은 9% 가량 인상되는 것이다. A요금이 적용되는 날짜는 9, 10월 매주 주말과 11월 첫째주 주말(6, 7일), 추석 연휴(9월 20~22일)가 해당된다. 가장 저렴한 C요금은 6월 셋째주 평일부터 일부 날짜를 뺀 7월과 8월 평일, 9월 1, 2일에 적용될 예정이다. C요금은 기존 요금 대비 대인은 11%, 소인은 9% 가량 내리는 것이다.

에버랜드 측은 변동요금제 도입 이유에 대해 “시기별로 요금을 차등 적용해 테마파크 이용에 대한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성수기나 주말 등 일부 시기에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방지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계열사인 대구 이월드는 지난 3월 이미 자유이용권(종일·야간)과 입장권의 어른, 청소년, 어린이 가격을 각각 3000원씩 인상했다. 오는 6월부터는 연간회원권 가격도 올릴 예정이다. 인상폭은 아직 논의 중이다.

대구 이월드 입구. /이월드 제공

이월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에 대해 “물가 상승, 안전 설비 및 신규 시설 추가 등 운영 비용 증가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요금을 조정하게 됐다”며 “원래 지난해 초 인상 계획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테마파크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다중집객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확대되고 단체 활동이 축소되면서 개인 이용객을 비롯해 학생·기업 등 단체 고객이 급감했고,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 관광객도 줄었기 때문이다.

실적도 악화했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028260) 리조트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4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22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왔다. 이월드(084680) 테마파크 사업부문도 지난해 매출이 129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고, 영업손실 82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롯데월드와 서울랜드는 아직 이용권 가격 변동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아직 이용권 정가 조정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거나 검토한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