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쿠팡의 주가가 날개 달린 듯 오르고 있다. 5거래일 동안 30% 가까이 오르며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쿠팡의 저점이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은 전 거래일 대비 5.94% 오른 21.0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5거래일 동안 주가가 29.2%나 급등했다.
상장 이후 흘러내렸던 쿠팡 주가는 최근 들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1일 뉴욕 증시에 입성한 쿠팡은 상장 첫날 시총이 886억5000만달러(약 100조40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적자 누적과 금리 인상이 겹치며 주가가 급락했다. 그러나 최근 6개월 동안 쿠팡 주가는 18.5% 올랐다. 미 증시에 상장된 주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23.8%)·알리바바(-21%)·이베이(-28.5%)와 같은 기간 주가 수익률과 비교해보면 쿠팡 홀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쿠팡 주가 급등이 단순히 ‘어부지리’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쿠팡이 시장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개선을 차근차근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영업 손실이 1분기 대비 줄어든 8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87% 개선됐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올 들어 ‘시장 점유율 상승’과 ‘수익성 개선’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3분기에도 영업손실 축소가 이어진다면 쿠팡의 주가가 더 상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온라인 시장은 시장 성장률 둔화와 함께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일부 이커머스 기업이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장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쿠팡은 적자 기업이지만 상반기 커머스 부분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흑자 전환했고, 커머스의 수익성 개선에 따라 향후 전사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온라인 시장 내 쿠팡 점유율은 2022년 20.7%에서 2023년 25.2%를 추정한다”면서 “온라인 시장의 성장률은 둔화하지만, 소매시장 내 쿠팡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지며 밸류에이션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일 금융분석업체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쿠팡에 대한 평가를 한 8개 미국 증권사 가운데 ‘매수’를 추천하는 증권사는 다섯 군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제시한 쿠팡의 목표 주가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은 34달러로, 현재 주가보다 60%가량 높다. 평균 목표 주가(23.99달러)도 지난 7월 미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 주가(18.4달러) 보다 30%가량 올랐다.
쿠팡페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페이는 쿠팡의 지급결제 자회사로, 지난해 56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만에 428% 성장했다.
지난 9월에는 미 월스트리트 전설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억만장자 론 배론 배론캐피털 창립자가 올 2분기 넷플릭스, 페이팔 등을 매도한 대신, 쿠팡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꾸준히 포트폴리오에 쿠팡을 담고 있는 모습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월 5일부터 이달 6일까지 두 달 동안 쿠팡 주식을 7245만 달러(약 1021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올해 개장 날인 1월 3일부터 이달 6일로 기간을 늘리면 4억4326만 달러(약 6248억원)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