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로 인상한 데 따라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상품 금리 인상에 나섰다.
25일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예·적금 금리 인상 결정 조치를 발표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내일(26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고 0.40%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19개 정기예금과 29개 적금, 3개 입출식통장상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상품의 금리를 신속하게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판매 중인 대부분의 예·적금 상품은 0.20%p~0.40%p 오르고 입출식 상품도 0.10%p~0.15%p 오른다. 우리 슈퍼(Super) 정기예금은 최고 연 1.15%에서 최고 1.45%로 오른다. 우리Super 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2.55%에서 최고 연 2.80%로,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1.65%에서 최고 연 2.05%가 된다. 인상된 금리는 이날 가입하는 상품부터 반영된다. 영업점 창구뿐만 아니라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입출식 통장은 기존 가입 고객에도 적용되며, 시행일 이후 첫 이자결산일 이후부터다.
하나은행도 이날 오후 수신금리를 0.25%p~0.40%p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6일부터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 등 적립식예금 5종에 대한 금리를 0.25%p~0.40%p 올린다. 하나의 여행 적금은 최고 연 2.30%에서 최고 연 2.70%로, 하나원큐 적금은 최고 연 2.30%에서 최고 연 2.60%가 된다. 오는 29일부터는 도전365적금 등 적립식예금 7종과 369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6종에 대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어 KB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및 시장성예금 17종 및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등 적립식예금 26종의 금리를 오는 29일부터 최고 0.40%p 인상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전용상품인 KB반려행복적금의 경우 3년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3.10%로 변경되며, KB더블모아 예금은 1년 기준 최고 연 1.80%로 변경된다. 코로나 극복 의지를 담아 소상공인 관련 우대 상품인 KB가맹점우대적금과 사업자우대적금의 금리를 최고 0.40%p 인상한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KB가맹점우대적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종전 연 2.10%에서 연 2.50%로, 사업자우대적금은 종전 연 2.45%에서 연 2.85%로 올라간다. ESG 특화 상품인 KB Green Wave 1.5℃ 정기예금의 금리도 0.30%p 인상해 1년 기준 최고 연 1.7%로 적용된다.
신한과 NH농협도 수신금리 인상안을 준비 중으로, 조만간 예·적금 상품 금리 인상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각 은행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오를 예정”이라면서 “현재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검토 중으로, 곧 최종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상품이나 기간에 따라 우대금리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모든 정기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일괄 인상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은행 예금금리는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기준금리, 은행의 자금 보유 현황과 경영정책, 금융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개별적으로 결정되나, 한은의 기준금리 수준이 사실상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린 반면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을 두고 지적이 잇따르기도 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2번째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선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가계부채를 억제하고, 높아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