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회사가 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을 때 우리는 오프라인에서 상품만 파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과 경험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고객경험 여정의 디지털화가 중요했다."

휴버트 졸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가 2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어도비 서밋 2019’에서 베스트바이의 변화에 대해 한 말이다.

어도비 서밋은 어도비에서 매년 개최하는 디지털 마케팅 콘퍼런스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어도비가 이제는 마케팅 클라우드 기업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며 이 과정에서 고객경험관리(CXM)가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나라옌 CEO는 "어도비의 성공은 전체 고객 여정 구축한다는 신념에서 비롯한 디지털 변환에서 비롯됐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과거 고객이 어떤 일을 했는지 이해하고 미래에 어떤 일을 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도비의 고객경험관리에 기반한 우수 파트너사 사례로 베스트바이를 꼽았다.

26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어도비 서밋 2019’에서 휴버트 졸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와 샨타누 나라옌(오른쪽) 어도비 CEO가 대담하고 있다.

졸리 CEO는 나라옌 CEO와의 대담에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체 베스트바이는 상품 그 이상을 제공하고 나서면서 유통업계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자평했다. 졸리 CEO는 "7년 전부터 고객들이 점차 온라인에서만 물건을 구매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베스트바이는 아마존의 경쟁자로 살아남았다"라며 "이는 고객들의 새로운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고객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재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변화의 시도 중심에는 디지털 변환이 핵심이었다"면서 "웹사이트를 개인화하고 상품 검색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등 고객 경험을 데이터화해 모든 회사 프로세스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베스트바이는 하나의 제품을 판매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사후 관리에도 집중하게 됐고 지금의 성장을 이뤘다는 것이 졸리 CEO의 설명이다.

베스트바이는 실제로 다양한 고객관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바이는 연간 200달러(약 23만원)를 지불하면 집 안의 모든 가전제품의 서비스 문제를 지원하는 ‘토탈 테크 서포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졸리 CEO는 "집에서 넷플릭스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집까지 연결되는 통신망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집 안의 무선인터넷(WiFi), 또는 TV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를 수 있다"라며 "베스트바이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베스트바이는 고령화 인구의 독립적인 삶을 위해 집 안에 기기를 설치하고 거주자의 생활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AI가 적용된 모니터링 기기는 거주자가 어떻게 잘못될지를 예측하고 문제가 발생했거나 예상된다면 거주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이다.

졸리 CEO는 기업이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삶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통은 물건만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의 지표관리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베스트바이의 이같은 변화에서 어도비의 고객경험관리 플랫폼인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이 중심이 됐다. 어도비는 이날 어도비 서밋 기조연설에서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의 정식 출시를 발표했다. 베스트바이를 포함해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 버라이즌 등은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의 베타 버전을 사용해왔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어도비의 AI 및 머신러닝 플랫폼 ‘어도비 센세이(Adobe Sensei)’를 기반으로 기업 전반의 데이터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고객 프로필을 제공한다. 기업들은 이렇게 제공되는 고객 프로필을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는 "앞으로는 고객경험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모든 기업에 필수 불가결하게 될 것"이라며 "어도비는 고객경험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기업들이 고객에게 경험을 전달하는 데 치중할 수 있도록 전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