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고비 사막에서 손가락이 두 개뿐인 새로운 테리지노사우루스(Therizinosaurus) 공룡이 발견됐다. 이 공룡은 7200만년~68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후기애 몽골 네메그트 분지에 살던 초식 공룡이다. 거대한 깃털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바야시 요시츠구 일본 홋카이도대 박물관 교수 연구진과 몽골 고생물학연구소는 고비 사막에서 두 발로 걷는 수각류(獸脚類) 공룡인 ‘두오니쿠스 초그트바리(Duonychus tsogtbaatari)’을 발굴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게재됐다.
두오니쿠스 화석은 지난 2012년 몽골 남부의 송수관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에 의해 우연히 발견됐다. 당시 골반, 양쪽 팔, 손, 척추가 함께 출토됐디. 힉명 중 두오니쿠스는 그리스어로 ‘두 개의 발톱’을 뜻하며, 초그트바리는 몽골 고생물학자 ‘히시그자브 초그트바타르’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화석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손가락이 두 개뿐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테리지노사우루스류 공룡 가운데 손가락이 두 개인 사례는 없었다. 대부분 수각류 공룡은 손가락이 세 개다.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두 개만 가진 경우도 있지만, 두오니쿠스는 티라노사우루스와는 전혀 다른 계통의 초식 공룡이다.
연구진은 손가락 수가 2개인 점에 대해 돌연변이가 아닌 식물을 효율적으로 움켜쥐기 위해 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두오니쿠스는 일반적인 수각류보다 팔꿈치, 손목, 손가락 관절이 훨씬 뻣뻣한 구조로, 기존 공룡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팔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두 개의 손가락과 약 30㎝에 이르는 곡선형 발톱을 활용해 나뭇가지나 식물을 끌어당겨 섭취하는 데 특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화석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점은 왼손 첫 번째 손가락에서 ‘발톱 덮개’가 완전한 형태로 보존된 것이다. 발톱 덮개는 사람의 손톱처럼 단단한 케라틴으로 이뤄져 있는데, 보통은 부패가 빨라 화석으로 남기 어렵다. 이번처럼 3차원 입체 구조가 온전히 남은 경우는 드문 일이며, 테리지노사우루스류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발톱의 실제 길이와 곡률, 기능을 훨씬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이 화석이 전신 골격이 아닌 부분 골격만 확보된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또한 건설 작업으로 인한 시간 제약 속에서 신속히 발굴된 탓에 정밀한 해부학적 해석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 자료
iScience(2025), DOI: https://doi.org/10.1016/j.isci.2025.11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