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전자현미경의 모습./Pixabay

단백질 반응이 일어나는 아주 짧은 순간을 고해상도로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강진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와 이원희 KAIST 물리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이 6㎳(밀리초, 1㎳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단백질 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장치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월 28일 게재됐다.

단백질은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매우 짧은 시간 안에 구조가 바뀐다. 이처럼 빠른 변화는 생명현상 이해와 신약 개발에 핵심적인 정보지만, 기존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시료를 냉각하는 데만 10초 이상이 걸려 중간 단계를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장치가 도입됐지만, 기존 방식에 비해 시료 소모가 10배 이상 많고 최소 반응 시간도 10㎳ 이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백질 반응이 시작되자마자 빠르게 혼합하고 냉각할 수 있는 새로운 장치를 만들었다. 이 장치는 초박막 패릴렌 소재를 활용해 만들었는데 단백질과 반응 물질을 0.5㎳ 안에 혼합하고, 6㎳ 내에 냉각해 반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시료 사용량은 기존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장치를 일체형으로 설계해 실험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였다.

연구진은 이 장치를 이용해 단백질과 단일 가닥 DNA가 결합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실험 결과, 기존보다 훨씬 더 정밀하고 균일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으며, 반응 결과의 일관성도 개선됐다. 특히 단백질 반응의 정확도를 판단하는 지표인 필라멘트 길이의 차이가 절반 이하로 줄어, 측정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기법을 실용적으로 만들었으며, 구조 생물학 및 신약 개발, 효소 반응연구, 바이오 센서 개발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약 분야에서 패럴린 박막 소자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참고 자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2025), DOI : https://doi.org/10.1002/adfm.202418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