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6일 경기도 포천 KF-16 전투기 오폭 사고에 대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였고, 다시 일어나서도 안 될 사고”라며 10일 고개를 숙였다. 이 총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 발표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공군이 국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했다. 초유의 오폭 사고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다치게 하고, 재산 피해를 입힌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노곡리 주민들과 장병들에게도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병상에 계신 분들의 회복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10시 7분쯤 한미 연합·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가한 공군 KF-16 전투기 2대는 공대지 폭탄 MK-82 8발을 사격장이 아닌 다른 곳에 잘못 투하했다. 공군은 이날 전투기 조종사들이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하고, 이를 3단계에 걸쳐 재확인하는 절차를 게을리했다고 밝혔다. 지휘관들의 지휘·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폭 사고로 중상자 2명 등 총 31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해물 조사에서는 152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 총장은 대국민 사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병원에 입원한 한 분이 신체적 피해를 입었음에도 ‘조종사가 그런 게 아니지 않냐, 실수로 그런 걸 나무라지 말라’는 말씀을 했다”며 “(저는) 큰 충격을 받았고, 참모총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절차와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사고 관련 모든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는 의미를 묻는 말에 이 총장은 “자리에 연연한다는 생각은 없다. 저는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 그리고 임무 수행과 전투력 창출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면 언제든 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다. 중요한 건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고, 차후에 처분받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