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만화의날을 맞아 한 웹툰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K-웹툰의 역사를 다시 쓰는 웹툰작가들과 만나다’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경기도 부천시 부천테크노밸리 U1센터를 찾았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 앞서 웹툰스튜디오 내부에 전시된 웹툰 작품을 구경하던 중 네이버웹툰에 연재중인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작품의 제목을 보고 “오피스 누나? 제목이 확 끄는데?”라고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이 후보의 발언을 “제목이 화끈한데”라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에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성인물은 아닙니다”라고 했고, 이 후보는 웃기도 했다.
‘오피스 누나 이야기’는 동명의 웹소설을 바탕으로 한 로맨스물로, 가상의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주인공 ‘손 책임’이 신규 서비스 기획 TF팀의 구성원으로 만난 성숙하고 매력적인 연상의 여성 ‘안 책임’에 끌리게 되며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 웹소설의 소개글은 “안 책임을 사랑한 2년 동안 성장하고 치유받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성숙한 어른들의 연애, 여전히 반짝이는 어른들의 사랑”이라고 적고 있다.
한편 이 후보는 이후 진행된 작가 및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젊은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해서 살만하면 플랫폼이 과다하게 폭리를 취하더라”며 “합리적인 규제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초기에 진입하는 사람들의 창작환경 등 보장도 필요하고, 시장 진출도 지원이 좀 필요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웹툰이 앞으로 상당히 확장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걱정되는 문제로 약간 네거티브한 인식은 있다”고 했다. 이어 “게임이 그렇다. 중국에 완전히 밀려버렸다”며 “중국은 키우고, 우리는 ‘ㅂ씨’ 정권 때 마약하고 같이 취급해서 게임·마약·도박·불량식품 4대악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게임도 하나의 문화다. 비석치기, 숨바꼭질 이런 것도 다 게임인데 인터넷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그걸 억제하는 바람에 엄청난 기회를 잃었다”고 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박근혜 정부를 거론한 것으로 보이나, 박근혜 정부가 직접 4대악으로 게임, 마약, 도박, 불량식품을 규정한 적은 없다. 이 후보가 2012년 대선 기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4대악 척결’ 발언과 2013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의 ‘4대 중독’ 발언을 혼동한 결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는 2012년 12월 16일 TV 대선후보 토론에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4대악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며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 불량식품을 꼽았다.
현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는 2013년 10월 7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콜, 마약 그리고 도박, 게임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 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황 대표는 복지부의 통계를 제시하며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4대 중독환자는 각각 알콜 218만명, 인터넷 게임 47만명, 도박 59만명, 마약 9만명으로 국내인구 중 6.7%인 333만여명에 달한다”고 했다.
그는 또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면서 “작품활동을 전업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가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창작 활동은 초기에는 대책 없이 그 자체를 즐기는데, 생계 수단이 못 된다”며 “성남에 있을 때 ‘한 달에 30만원 주면 평생 작품활동 하며 행복하게 살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도 했다. 이어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공적 기능을 인정해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며 “퇴락한 뒷골목에 가옥을 사서 문화예술인 지역으로 만들어도 돈은 많이 들고 혜택 보는 이는 몇 안 된다. 차라리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싶은 이들이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으로 (지급하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