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 2%를 밑도는 수치다. 내후년 성장률은 1.8%로 제시하면서 경기 둔화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도 2.2%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2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지난 8월 제시한 성장률 2.4%에서 0.2%포인트(p) 낮춘 것이다. 한국은행은 매년 3·5·8·11월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성장률과 물가 등 지표 예상치를 제시한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 한국은행 제공

성장률 하향 조정은 지난 2~3분기 GDP가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 1분기에 1.3%(전분기 대비, 속보치) 성장했지만 2분기에는 -0.2%로 감소 전환했고, 3분기도 0.1%에 그쳤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2년 11월(2.3%) 이후 지난해 2월(2.4%), 5월(2.3%), 8월(2.2%), 11월(2.1%), 올해 5월(2.5%), 8월(2.4%) 등으로 수정해왔다. 이번에 제시한 전망치 2.2%는 정부의 기존 전망치(2.6%)를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나란히 제시한 2.5%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2026년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제시했다. 이는 한은이 추산한 잠재성장률(2%)보다 낮은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이나 자본 등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였을 때 달성 가능한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보다 실제 성장률이 낮다면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나란히 하향 조정됐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2.5%에서 2.3%로,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1.9%로 낮췄다. 2026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나타내고 농산물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면서 전망치를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배럴당 68.72달러까지 내려왔다. 농산물 물가는 지난달 10.5%(전년 동월 대비) 내리면서 내림세가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