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네쉬 수쿠마 퀄컴 테크놀로지 시니어 디렉터·AI 제품 총괄이 지난 2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조선비즈

퀄컴이 모바일 생태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RM으로부터 독립을 외치며 글로벌 기업들과 오픈소스 기반 ‘리스크파이브(RISC-V)’ 기술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르면 내년부터 RISC-V 기반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비네쉬 수쿠마(Vinesh Sukumar) 퀄컴 테크놀로지 시니어 디렉터·AI/ML 제품 관리 총괄은 지난 2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퀄컴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RISC-V는 현재 시스템온칩(SoC)을 상용화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퀄컴은 인피니언, NXP, 노르딕세미컨덕터, 보쉬 등 5개 반도체 기업과 함께 오픈소스 반도체 설계자산(IP)인 RISC-V 기반의 새로운 기업에 공동으로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기업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ARM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RISC-V 기반의 반도체 상용화를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작 기업은 곧 독일에서 설립 절차를 시작할 예정인데, 기업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합작사는 초기에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향후 모바일 및 사물인터넷(IoT)용 반도체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아드 아스가 퀄컴 제품관리 부사장은 “퀄컴은 지난 5년간 RISC-V에 투자해 왔다”라며 “오픈소스 RISC-V가 업계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쿠마 총괄은 “현재 퀄컴은 오픈소스 생태계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더 쉽게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퀄컴이 개발자 커뮤니티를 강화하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퀄컴의 개발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오픈소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쿠마 총괄은 스마트폰용 칩셋 위주의 사업을 하던 퀄컴이 대전환의 시기를 맞이했다며 내년부터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퀄컴은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에 많은 투자를 진행해왔으며 오는 10월 그 결과물을 공개하고, 내년부터는 소비자 시장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쿠마 총괄과의 일문일답.

미국 샌디에이고 퀄컴 본사 전경.

─모바일, IoT 생태계는 ARM의 IP가 지배적이다. 퀄컴은 ARM IP를 사용하는 동시에 RISC-V와 같은 오픈소스 생태계에도 적극 가담하고 있는데.

“현재 퀄컴은 오픈소스 생태계의 규모를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야 한다. 개발자 커뮤니티를 강화하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퀄컴의 개발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오픈소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RISC-V의 경우 퀄컴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실제 SoC를 상용화하기 위한 기준도 만들어가고 있다. 2024년부터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투지안 퀄컴 수석부사장은 지난 5월 ‘컴퓨텍스 2023′ 기조연설에서 퀄컴이 ‘지능형 엣지 컴퓨팅’ 회사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퀄컴의 사업에서 에지용 AI 칩셋 사업의 비중은 어느 정도 수준이며, 얼마나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가.

“우선은 스마트폰을 앵커포인트(anchor point)로 삼아 다른 에지 기기로 계속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IoT 칩셋 분야에서 점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퀄컴의 소프트웨어 폼팩터를 이원화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용 칩을 한번 개발하면 모든 곳에 배치해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R, VR, IoT 등 에지 분야 사업은 모두 각자의 잠재력이 있다. 현재까지는 AR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왔고 이와 함께 IoT도 함께 시너지를 받았다. 앞으로는 VR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본다.”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기 위한 에지 컴퓨팅이 주목 받고 있다. 지금의 기술 트렌드에서 에지용 AI의 가장 이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퀄컴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사용자와 AI를 연결해 개별 사용자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를 마련해 사용자의 디테일을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챗GPT가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될 것이다. 사용자가 입력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AI와 사용자와 교감을 구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챗GPT와 같은 AI가 완전히 온디바이스 AI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과제는 무엇이 있나.

“챗GPT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개인정보 문제도 있다. 챗GPT는 좋은 서비스지만,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훈련한다. 프라이버시와 관련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퀄컴 테크 서밋에서도 챗GPT가 중요한 주제로 다뤄질 것이다. 생성형 AI가 어떻게 사용될 수 있으며 어떤 사례가 나올 수 있는 지를 다룰 것이다. 여기서 발표된 주제들은 2024년부터 제품으로 상용화될 것이다. 2024년은 매우 흥미로운 한 해이자 분기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