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006260)그룹의 케이블 자회사 LS전선이 최근 신사업을 확장하고 저부가가치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포트폴리오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본업인 해저케이블 사업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내며 수주 잔고를 착실히 쌓아 올리는 중이다. 올해도 세계적으로 전력 케이블 수요가 늘어나는 등 업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이달 말 최소 500억원,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 확장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LS전선은 최근 글로벌 알루미늄 전문업체인 오스트리아 하이(HAI) 사와 알루미늄 사업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두 회사는 총 675억원을 투자해 2025년부터 배터리 케이스 등 전기차(EV)용 고강도 경량 알루미늄 부품들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LS전선은 현대차(005380), 기아(000270)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고강도 알루미늄 부품을 수년간 공급해 왔다. 그러나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사업의 중심을 EV 부품으로 전환해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S전선과 HAI는 합작사가 오는 2027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해저케이블 시공업체에 직접 투자하며 해저케이블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LS전선은 지난해 KT서브마린 지분 16.2%를 252억원에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LS전선은 당시 콜옵션(조기상환) 행사 자격도 함께 취득했는데, 오는 4~7월 사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KT서브마린 지분 42%를 보유하게 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LS전선은 지난 1일 자회사 GL마린이 보유하고 있던 국내 유일 해저케이블 포설선을 KT서브마린에 39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도 했다. 포설선은 해저케이블 시공 및 유지보수에 필수 장비로 꼽힌다.
LS전선은 동시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중단하면서 포트폴리오 개선에 힘을 싣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말 전체 매출에서 3.7%가량을 차지했던 환선(둥근 전선) 사업을 접겠다고 공시했다.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환선은 전기차 구동 모터 등에 쓰이는 권선(구리 와이어에 절연 물질을 코팅한 것) 가운데 하나로, 권선은 구동모터에 코일 형태로 감겨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LS전선은 환선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각선 등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 위주로 사업 역량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회사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매출 6조6203억원, 영업이익 21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대비 6.9% 줄었지만, 매출은 8.3% 늘어났다.
실적 개선에는 해저 케이블 사업 확대 영향이 컸다. LS전선은 지난해에만 도합 1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는데, 특히 지난해 4분기 영국 풍력발전단지 관련 사업에서만 6000억원이 넘는 해상 및 지중케이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해당 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인식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S전선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조200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 2021년 말(약 2조7000억원) 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도 업황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세계 신재생에너지 용량은 2400기가와트(GW) 증가하면서 오는 2027년 5640GW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구리 가격도 LS전선 실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전선업체는 원재료인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제품 판매 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톤(t)당 구리 가격은 지난해 1분기 9977달러, 2분기 9516달러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7723달러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작년 4분기에는 다시 반등하며 평균 7988달러까지 상승했고, 올해 1월 중순에는 9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구리 가격이 톤당 1만1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