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가지수 산출 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5월 정기 변경을 앞두고 또다시 지수에 한국 종목 편입 없이 편출만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만큼 MSCI 지수 내 한국 증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연간 4차례 정기 리뷰(2·5·8·11월)를 진행해 지수 구성 종목을 바꾼다. 5월 정기 변경 편출입 종목은 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중 하루를 정해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등을 토대로 선정된다. MSCI는 다음 달 14일 정기 변경 결과를 발표하고, 같은 달 30일 리밸런싱(Rebalancing·구성 종목 조정)이 이뤄진다.
MSCI의 지난 2월 정기 변경 때는 국내 종목 중 신규 편입 종목은 없었고, 11개 종목만 편출됐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5월 정기 변경 때도 편입 종목 없이 편출만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고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편·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편출입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했다.
국내 종목 중 5월 정기 변경 때 편입 가능성이 그나마 큰 종목으로는 삼양식품(003230)과 한화시스템(272210)이 꼽혔다. 다만 이들 종목 역시 주가가 최대 10%가량 상승해야 안정권에 들어선다. 주가가 이보다 더 많이 올라야 하는 LIG넥스원(079550)과 두산(000150),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의 편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엔씨소프트(036570), LG이노텍(011070), 에코프로머티(450080)는 주가가 부진을 겪으면서 편출 가능성이 커졌다. CJ제일제당(097950), SKC(011790), LG디스플레이(034220) 등도 편출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도 편입 없이 대규모 편출이 이뤄지면 MSCI 스탠다드(대형+중형)지수 내 한국 주식 종목은 80개를 밑돌 수 있다. 2023년 100개를 웃돌던 종목 수는 올해 2월 정기 변경 결과 81개까지 지속해서 줄었다. MSCI 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평가받는다. 이 지수를 따르는 자금 규모가 커, 지수에서 제외되면 수급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