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그룹) 총수 가운데 방시혁 하이브(352820) 의장의 주식 평가가치가 올해 1분기(1~3월)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은 주식 평가액이 6000억원 넘게 줄었고,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역시 주식 재산이 급감하면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1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총수 중 올해 3월 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이 넘는 43명이다. 주식 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서 보유한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까지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우선주도 이번 조사 범위에 들어갔다. 주식 평가액은 지난 1월 2일과 3월 31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 2월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제64회 정기총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43개 그룹 총수의 올해 초 주식평가액은 57조9219억원에서 3월 말 57조7401억원으로 0.3%(1810억원) 감소했다. 27명은 주식 평가액이 늘고, 16명은 주식 평가액이 줄었다. 주식 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총수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었다. 방 의장의 주식 재산은 올해 초 2조5816억원에서 3월 말 3조971억원으로 뛰었다. 3개월 만에 20%(5155억원) 불어났다. 하이브 주가가 BTS(방탄소년단) 복귀 기대감 등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영향이 컸다.

증가율로 따져보면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이 45.9%(2376억원)로 1위였다. 다만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 절반을 세 자녀에게 증여할 계획이어서 주식 재산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어 ▲이웅열 코오롱(002020) 명예회장 39.3%(579억원)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 회장 35.6%(646억원) ▲이순형 세아 회장 33.9%(459억원) 등도 1개 분기 만에 주식 평가액이 30% 넘게 늘었다.

웃지 못한 총수들도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올해 초 대비 3월 말 주식 평가액 하락률은 22.6%(2374억원)으로 가장 컸다. 넷마블 주가가 올해 1월 2일 5만600원에서 3월 31일 3만9150원으로 하락한 여파가 컸다. ▲장형진 영풍(000670) 고문 -18.6%(1310억원) ▲정몽준 아산재단(HD현대(267250)) 이사장 -15.3%(2752억원) ▲정몽윤 현대해상(001450) 회장 -12.6%(620억원) ▲정의선 현대차(005380) 회장 -11.5%(4930억원) ▲구광모 LG(003550) 회장 10.5%(1907억원) 등도 10%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서 회장의 주식 재산은 올해 초 10조4309억원에서 3월 말 9조7770억원으로 6.3%(6537억원) 감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20일 서울 강남구 멀티캠퍼스 역삼 SSAFY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 취업 지원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앞두고 로비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월 말 기준 주식 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다. 이 회장의 주식 재산은 12조2312억원으로 국내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10조원을 웃돌았다. 이어 2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조7770억원), 3위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4조1249억원) 4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982억원), 5위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971억원), 6위 장병규 크래프톤(259960) 이사회 의장(2조6334억원), 7위 최태원 SK(034730) 회장 1조6851억원, 8위 구광모 LG 회장(1조6212억원), 9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5233억원), 10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1조5190억원) 순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그룹 총수가 아니어서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138040) 회장은 지난 3월 말 주식 평가액이 11조9152억원이었다. 이재용 회장 다음으로 주식 재산이 많았다. 지난 3월 6일에는 이 회장은 제치고 조 회장이 국내 주식부자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