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27일 7시 3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모바일 게임사 액션스퀘어 주가가 ‘위믹스의 아버지’ 장현국 전 위메이드 부회장 효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26일 액션스퀘어는 전 거래일 대비 30%(690원) 오른 29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장 부회장이 유상증자 납입을 마쳤다는 소식에 힘입은 것이다. 액션스퀘어는 장 부회장 등장 이후 우상향하고 있다. 장 부회장의 유상증자 참여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11일 종가(1189원)와 비교하면 151.47% 뛰었다. 장 부회장은 주당 903원에 신주를 배정받았는데 26일 종가가 2990원을 기록하며 세 배가 넘는 평가이익을 기록 중이다. 액션스퀘어는 주가 급등 때문에 27일 하루는 매매 정지됐다.
장 부회장은 액션스퀘어 최대주주에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장 부회장과 외부 투자자의 자금 지원 덕에 액션스퀘어는 자금난에서 벗어났다. 액션스퀘어는 신작 성공 부재가 장기화되며 자본 잠식 우려를 받아 왔는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장 부회장이 액션스퀘어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 장 부회장은 게임회사에서 오래 일했지만, 사실 게임 개발의 전문가는 아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장 부회장은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추천으로 넥슨에 합류해 PM(프로젝트매니저)으로 일했다. 위메이드에서는 본업이 아닌, 가상자산 위믹스 개발로 화제가 됐다. 액션스퀘어 주주들도 또 한 번의 가상자산 대박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장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휘말려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과 검찰을 넘어 또 한 번 가상자산으로 재미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액션스퀘어는 지난 20일 공동대표로 내정된 장 부회장이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액션스퀘어 주식 553만7099주를 50억원에 취득, 납입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장 부회장은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취득한 주식 외에도 지난 20일 장내매수를 통해 23만3355주를 주당 2139원에 사들였다. 장 부회장이 취득한 주식 수를 전부 합하면 577만454주로, 총 10.04%의 지분을 획득하며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액션스퀘어는 내년 1월 4회차 전환사채(CB)도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 대상자인 에스티45호신기술투자조합로부터 2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스티45호신기술투자조합은 20명의 출자자가 모인 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는 제모피아고 업무진행자는 사모펀드인 펙투스컴퍼니다. 펙투스컴퍼니는 과거 박관호 위메이드 대표로부터 위메이드 주식을 양수한 바 있다. 장 부회장 측 지인일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장 부회장이 납입한 유상증자액 50억원과 더하면 액션스퀘어는 매출액(50억원대)의 5배에 이르는 25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 2015년부터 적자를 이어온 액션스퀘어는 확보한 실탄을 바탕으로 장 부회장이 새롭게 이끌어갈 블록체인 신사업 등에 투자할 전망이다. 그동안 적자 행진을 이어온 액션스퀘어가 장 부회장의 영입과 함께 신사업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액션스퀘어의 자본잠식률은 17%다. 장 부회장은 위메이드 대표 시절 가상자산 ‘위믹스’를 만들고 이를 게임과 연계하는 플레이투언(P2E) 게임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21년 블록체인 기반 게임 ‘미르4′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냈다. 미르4는 게임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P2E 게임이다. 미르4 내에서 특정 게임 아이템을 얼마만큼 획득하면 가상자산 위믹스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위믹스는 2021년 한때 최고가인 3만2000원대를 기록한 적이 있고, 위메이드 주가 역시 2021년 11월 19일 종가 기준 23만7000원까지 뛰었다. 현재 위메이드 주가는 당시의 8분의 1 수준인 3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장 부회장 앞에 사법 리스크라는 장애물이 있다. 장 부회장은 위메이드에서 만든 가상자산 위믹스의 유통량을 속이고 시세와 위메이드 주가 등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장 부회장은 지난 2022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위믹스 코인 유동화(현금화)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이 위믹스 코인을 계속 매입하게 만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 게임업계 고위관계자는 “장 부회장이 (재판 중인데도) 복귀를 시도해 사실 놀랐다”며 “게임업계에서도 기대하는 시선 반, 걱정하는 시선 반”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 부회장이 액션스퀘어에서 가상자산 개발을 시도하더라도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해당 코인을 상장시켜 주기엔 애매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21대 국회 당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가상자산을 대량 보유해 ‘코인 로비 의혹’이 불거진 적이 있는데, 이때 위메이드와 위믹스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장 부회장을 둘러싼 소문이 많아 두나무 등 거래소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기발행된 전환사채도 부담이다. 액션스퀘어의 주가가 급등할 경우, 기존에 발행한 CB 등이 주식으로 전환돼 주식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다. 이번에 발행하는 4회차 CB가 모두 전환된다면 발행되는 신주의 수는 1984만1269주다. 발행주식 총수 대비 비율은 38.1%에 달한다. 전환가액은 1008원인데 현재 주가(2990원)가 전환청구기간까지 유지된다면 사채권자가 CB를 주식으로 바꿔 시세차익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4회차 CB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2026년 1월 8일 시작된다.
액션스퀘어가 앞서 발행한 2회차와 3회차의 CB 물량도 있다. 2회차 CB의 경우 주당 전환가액은 2081원, 전환 가능한 주식 수는 36만402주다. 전환 행사 가능기간은 이미 도래했다. 3회차 CB의 경우 전환가액은 1641원, 182만8153주다. 전환행사 가능기간은 내년 4월 25일 시작된다.
4회차 CB는 유독 초고금리라는 점도 눈에 띈다. 공시에 따르면 표면이자율은 0%지만 만기이자율은 8%다. 즉 만기까지 사채권자가 사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액션스퀘어는 만기일인 오는 2030년 1월 8일에 원금의 146.9328%에 해당하는 금액(294억원)을 일시 상환해야 한다. 만약 액션스퀘어의 주가가 향후 전환가액(1008원)보다 낮아진다면 사채권자는 전환권을 행사하는 대신 원금을 회수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