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이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정국의 여파가 경기 둔화, 고환율 등과 맞물리면서 ‘산타 랠리’ 없는 우울한 나날이 이어진 한 주였다. 2025년에는 신년 첫 달 증시가 순항하는 ‘1월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의결 정족수가 과반 151명이라고 밝히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2% 하락한 2404.77로 마감했다. 한 주의 시작점이던 23일 1.57% 상승하며 산타 랠리 기대감을 갖게 했던 코스피지수는 이후 연거푸 내리막길을 걸으며 투자자를 실망시켰다.

크리스마스 이브(24일)까지 2거래일 연속 오른 코스닥지수도 막판 이틀은 상승분을 고스란히 내주며 주저앉았다. 27일 코스닥지수 종가는 665.97이다. 1년 전이던 2023년 12월 27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613.50, 859.7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처참한 성적표다.

탄핵 정국의 여파가 이어졌다. 국회에서는 전례 없는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을 재적 과반인 151석으로 결정하면서 탄핵안이 가결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도 치솟았다. 한 권한대행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은 27일 한때 148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번 주도 연말 휴장과 불안한 정치 상황이 지속하며 어수선한 증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30일 마지막으로 열린 다음 31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휴장한다. 1월 2일 오전 10시에 다시 개장한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을 맞이하는 증시가 반등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수익률 집계가 시작되는 새해 초 펀드매니저들이 적극 거래에 나선다”며 “계엄 사태, 수출 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억눌리며 밸류에이션(Valuation·평가 가치)이 가장 밑바닥에 근접한 코스피가 손익비의 관점에서 더욱 부각할 수 있는 시기”라고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강한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반등의 준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연구원은 “양도세 회피를 위한 매도세가 지난주 대체로 진정되면서 이번 주부터는 다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계엄 사태 직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의 반등이 시장 회복 기대를 일으켰는데, 지수 반등세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주에는 한국 수출입동향과 중국 차이신 PMI제조업 지수, 미국 12월 ISM제조업 지수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월 1일에 발표되는 한국 12월 수출입동향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중국, 유럽의 경기부양 정책과 최근 미국 ISM 제조업지수의 반등 추세 등에 힘입어 수출 성장에 우호적 환경이라고 분석하며 12월 수출 증가율이 전월 대비 1.4% 오른 3.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12월 수출입동향에 대해 “코스피지수 펀더멘털과 실적 불안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월 2일 발표되는 중국 차이신 PMI제조업 지수는 2개월 연속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특별 부채를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위안 발행하며 내수 부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전통적으로 중국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은 외국인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미국 12월 ISM 제조업 지수는 1월 3일 발표된다.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보다 높게 나온다면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현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매파적 성향(통화긴축 선호)’을 보이고 있다. 이달 26일 페드워치 기준 1월 금리 동결 확률은 91.4%에 이른다.

강진혁 연구원은 “1월 20일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보호무역정책 기대감 등으로 제조업 지수가 양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치를 상회하게 되면 시장금리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현대차·기아의 판매 실적 발표도 다음 주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이벤트로 꼽힌다. 한편 미국 증시는 오는 1월 1일 하루 휴장하고, 일본 증시는 오는 31일부터 1월 3일까지 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