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의 ‘쇼타임’이 시작됐다. 올 3분기 엔터테인먼트 4사(하이브·에스엠·JYP Ent.·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합산 매출액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지는 호실적에, 엔터주들의 주가도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국내 대표 엔터주인 하이브(352820)의 주가는 19% 넘게 올랐다. 하이브의 올해 3분기 매출액(4455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넘게 성장했다. 3분기에는 세븐틴, TXT, 엔하이픈 등 보이그룹과 르세라핌, 뉴진스 등 신인 걸그룹의 앨범 판매와 월드 투어 매출이 반영되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

게다가 지난 10월 BTS가 스스로 입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4분기에도 BTS 솔로(진, RM) 음반과 부산 콘서트, 세븐틴·TXT·엔하이픈의 글로벌 투어, 르세라핌·뉴진스의 앨범 컴백 등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특히 BTS를 제외한 세 팀의 보이그룹이 일제히 공연에 나서며 BTS 공백 우려를 불식시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엠(041510)JYP Ent.(035900)(JYP엔터테인먼트)도 각각 7.57%, 3.66% 상승했다. 두 엔터사 모두 팬덤 충성도를 강화하면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에스엠의 경우 에스파와 NCT IP를 중심으로 ‘광야’ 콘셉트의 세계관을 공유하며 팬덤의 몰입도를 높였다. 또 이수만 에스엠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라이선스 계약이 올해 말 종료가 확정되면서, 과도한 수수료 지출로 인한 저평가 요인이 해소되기도 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가 서구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8년 차 걸그룹 트와이스가 지난 9월 2주 연속 미국 빌보드200 상위권에 오르면서 팬덤 성장이 재개되는 모습이다.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달 25∼26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 아메리칸 에어라인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투어 첫 북미 공연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의 주가는 9% 빠졌다. 블랙핑크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이들의 비활동기를 보완할 다른 IP가 부재한 탓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 활동으로 내년까지 YG의 외형성장은 분명하다”면서도 “그 이후에 대한 가시성이 떨어지는 것이 약점”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로 크게 위축됐던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전성시대’가 재개됐다고 본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인 앨범·음원·굿즈 등의 지식재산권(IP) 판매가 크게 확대되고, 하반기 국내외 공연도 대폭 늘어나면서 호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0회였던 엔터테인먼트 4사의 콘서트 횟수는 올해 3분기 약 90회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4분기에는 120회 이상의 콘서트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 연구원은 “글로벌 팬덤 확장, 대표 아티스트의 세대교체, 공연과 IP의 동반 성장 등 여러 요인이 향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호황을 시사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엔데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각 엔터사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월드투어 일정을 속속 발표하고 있고, 신인 라인업도 준비돼 있어 내년 본격적인 외연 확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