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이하 외국인)가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내리 시장에 매도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2016년 이후 6년만에 처음 50%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2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삼성전자(005930)의 외국인 지분율은 50.92%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1%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 2016년 8월 24일(50.99%) 이후 5년 8개월여만이다.
1개월 전인 3월 25일 외국인 지분율은 51.9%였는데 1%포인트(P) 가량 지분율이 낮아졌다. 1년 전인 2021년 4월 28일(54.69%)과 비교하면 외국인 지분율은 3.78%P 하락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이렇게 줄고 있는 것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3월 25일부터 지난 28일까지 2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같은 연속 매도는 한국거래소가 외국인 지분율을 지난 1999년부터 집계한 후 최장 기간 순매도다. 지난 2006년도 21거래일 연속 순매도(10월11일~11월8일)를 했지만 이번에 이보다도 더 긴 기간 순매도 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전일보다 200원(0.31%) 내린 6만48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이날 장중 6만45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4000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7.03%(4900원) 떨어졌다.
이 기간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판 액수를 모두 합하면 4조4216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순매도한 금액(5조7826억원)의 76%에 육박한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손절하고 있는 셈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시사, 중국의 락다운(봉쇄) 등 세계적인 이슈가 비단 우리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국 전체에 대해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국 투자자들은 글로벌 위험자산에 대해서 경계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그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에도 지속해서 매도 포지션을 취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4개 기관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9만8000원이다. 투자의견은 ‘강력매수’를 권고했다. 다만 올해 들어 증권사 4곳(상상인증권, KB증권, 하이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은 지난 3월, 4월에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32%~10% 하향 조정했다. 올해 들어 목표주가를 상향한 증권사는 없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를 보인 시기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2015년 중국 증시 급락, 2018년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등 매크로(거시 경제) 위기가 있을 때였다”며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구간에서는 영업이익의 감소가 동반되지만, 삼성전자의 튼튼한 펀더멘털(기초 체력)은 반도체 업종의 하방 경직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있기에 더 이상 주가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연구원은 “결국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매수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며 “미국의 물가가 피크아웃(고점 통과)을 거치면서 연준의 긴축 환경이 나아지고, 지정학적 불안 역시 해소되어야 하는데 이는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올해 1분기 매출액 77조7815억원, 영업이익 14조121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 18.95% 증가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보다 50.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