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물류업체 페덱스(Fedex) 경고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낙폭을 키웠다. 페덱스 주가는 20% 넘게 급락했고, 주요 물류업체가 줄줄이 약세를 나타냈다.

페덱스 제공

16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9.40포인트(0.45%) 하락한 3만822.4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8.02포인트(0.72%) 내린 3873.3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3.95포인트(0.9%) 하락한 1만1448.40으로 마감했다.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는 가운데 페덱스가 올해 6월에 제시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한 것이 지수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통상 페덱스 실적은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앞서 페덱스는 전날 장 마감 후 월스트리트 예상치에 못 미치는 잠정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라지 서브라마니암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이후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실적 헤드라인은 우리가 직면한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을 보여준다”며 “전 세계가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고 했다.

이날 페덱스는 43.85달러(21.4%) 하락한 16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페덱스가 1978년 상장 이후 40여 년 만에 일일 최대 낙폭이다. 종전에 기록한 최대 낙폭은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기록한 16%였다. 페덱스가 고꾸라지면서 UPS(4.48%), 아마존(2.18%) 등 주요 물류업체가 연달아 하락했다.

뉴욕 증시에서 철도, 항공, 물류 등 운송 업종의 20개 종목을 모아둔 다우존스 운송 평균 지수는 5% 하락하며 52주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증시는 운송지수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어, 운송지수 상승은 매수, 하락은 매도 신호로 해석된다는 게 20세기 초 찰스 다우가 창안한 다우 이론의 설명이다.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을 거듭했다. 2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3.9%를 돌파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49% 수준까지 상승하며 올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마감 직전에는 3.45% 수준으로 반락했다.

소비 심리는 기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달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상치는 59.5로 지난달(58.2)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예상치(60.0)는 하회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6%로 전월(4.8%)보다 낮아졌고, 5년 기대인플레이션도 2.9%에서 2.8%로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는 계속 웃도는 상황이다.

한편, 시장에선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월 FOMC에서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의 기준금리 0.75%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금리 선물 시장에서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84%로 집계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