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2월 24일 19시 14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1, 2위 렌터카 업체를 모두 인수하게 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일으키기로 했다. 두 회사 인수금융을 묶어서 한꺼번에 받기로 한 것이다. 어피니티는 이번 리캡을 통해 SK렌터카에 대한 인수금융 금리를 낮출 수 있게 됐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우리은행·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하나증권 등 5개 금융회사가 롯데렌탈·SK렌터카 인수금융 주관사로 참여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해 어피니티가 SK렌터카를 살 때 공동 주선사로 나선 바 있다.
어피니티는 작년 8월 SK네트웍스로부터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에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를 총 1조5729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전체 기업가치를 2조8000억원으로 산정한 것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1, 2위를 달리는 업체다.
어피니티의 SK렌터카 인수는 지난해 완료됐지만, 당시 인수금융은 거의 일으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출 약정은 맺었지만, 출자자(LP)들 일부가 일단 에쿼티(지분)로 납입할 것을 요청해 인수금융 실행을 미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단 캐피탈콜(투자 건이 발생할 때 LP로부터 자금을 받아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인수대금을 납입한 뒤, 인수금융 리캡 형식으로 LP들에게 돈을 돌려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가 2개 회사를 사는 데 돈을 너무 많이 써서 금리를 좀 낮출 필요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어피니티는 KB국민은행·KB증권과 SK렌터카 인수금융 계약을 맺으면서 금리를 6%대 중후반으로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금리가 대체로 많이 떨어진 만큼, 5%대 중반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피니티가 두 회사를 인수할 당시, 업계에서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SK렌터카를 인수하기로 했을 때는 업계 1위 롯데렌탈의 시가총액이 9600억원에 불과한데 SK렌터카 기업가치를 너무 높게 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SK렌터카의 매출액과 중고차 판매 수익이 롯데렌탈의 절반 수준인 만큼, 몸값도 절반 정도로 책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지적이었다.
롯데렌탈의 경우 주당 7만7115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는 당시 시가의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어피니티가 향후 두 회사를 적정한 값에 재매각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