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플랫폼 만나플러스 로고. /만나코퍼레이션 제공

이 기사는 2025년 2월 21일 16시 4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종합 배달 플랫폼 만나코퍼레이션이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에 처하자 수백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한 국내 벤처캐피털(VC)과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엑시트를 위한 움직임에 착수했다. 다만 만나코퍼레이션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결제 서비스 업체 다날(064260)은 만나코퍼레이션 측에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주주간계약에 따라 만나코퍼레이션은 다날이 보유 중인 보통주 17만8735주와 우선주 3만4448주를 약 577억원에 인수해야 한다. 투자 금액 250억원에 약정한 내부수익률(IRR) 15%를 고려한 금액이다. 다만 다날 측은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미 상당액을 손상차손(감액) 처리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만나코퍼레이션의 장부 금액은 140억원 수준이다.

만나코퍼레이션에 투자한 또 다른 투자회사 관계자는 “만나코퍼레이션이 추가로 투자를 유치한 뒤 변제하는 것말고는 자금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재무제표상 지분 가치를 줄이는 손상 차손을 반영했고, 리드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보며 풋옵션 행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설립된 만나코퍼레이션은 7개의 배달 대행 서비스를 통합한 플랫폼 기업이다. 자회사 만나플래닛을 통해 주문관리·정산 서비스를 제공하며 포스와 페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가맹점으로부터 배달 대행료를 적립금 형태로 선입금 받은 뒤, 배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적립금에서 차감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배달대행 수요가 폭발하며 급격하게 성장했다. 2020년 매출액 1390억원에서 2021년 2719억원으로 늘었다. 2019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스트라이커PE, 한국투자증권, IBK기업은행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2021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는 한국투자파트너스·베일리PE·IBK투자증권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다날도 재무적 투자자(FI)의 구주를 350억원에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만나코퍼레이션의 누적 투자 금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과 경쟁 심화는 물론 배달대행 플랫폼 합병으로 인한 영업권 상각 비용이 커지며 당기순이익은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0년 22억원, 2021년 66억원에서 2022년 224억원으로 커졌다.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지난 2023년 말 기준 결손금은 550억원으로 현재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일부 투자사는 만나코퍼레이션의 사업 악화를 뒤늦게 파악하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손상차손을 반영한 투자사들은 풋옵션 행사를 검토 중이다. 단일 주주로는 최대 지분을 보유 중인 다날과 시리즈B 라운드 리드 투자자인 한투파는 이미 만나코퍼레이션 측과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을 통한 자금 회수는 어렵다고 판단한 다날이 먼저 풋옵션을 행사하며 자금 회수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다날 측은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행사에 대한 만나코퍼레이션의 대금 지급 기한은 오는 27일까지로, 계약 대금 지급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 건 아니다”라며 “만나코퍼레이션이 지급 불능일 경우 계약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