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5일 16시 28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LS그룹 계열 동(銅) 제련 업체 LS MnM의 지분 24.9%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됐다. 보유 중이던 교환사채(EB)를 주식으로 교환하면서다.
LS MnM은 당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선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한참 남은 상황임에도 EB 교환권을 행사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배당금 수취 목적으로 주식 교환을 했으며, 최대주주 LS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됐던 EB가 사라짐으로써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를 내게 됐다고 본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의 특수목적회사(SPC) 아르테미스유한회사는 지난 3일 LS MnM 주식 1161만6199주(지분율 24.9%)를 취득해 2대주주가 됐다. 단가는 4만1000원, 취득 금액은 총 4706억원이다. 이로써 최대주주 LS의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75.1%로 낮아졌다.
LS MnM의 전신은 LS와 일본 JKJS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LS니꼬동제련이다. 회사는 지난 2022년 9월 LS의 100% 자회사가 되며 사명을 바꿨다. 당시 LS는 JKJS가 보유 중이던 지분 49.9%를 9331억원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으며, EB를 발행해 JKL파트너스에 4706억원에 팔았다.
당시 LS와 JKL파트너스는 LS MnM의 상장을 오는 2027년 8월까지 완료하겠다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JKL파트너스의 EB 교환권 행사 기한이기도 하다. 상장 미이행 시 드래그얼롱(drag-along·동반매도청구권) 같은 페널티 조항은 없다고 한다. JKL파트너스 관계자는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는 있지만, 기밀유지협약(NDA) 때문에 공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공모가 하한선 등 적격상장(Qualified IPO) 조건도 밝힐 수 없다는 게 JKL파트너스 측 입장이다.
LS MnM의 상장 시한이 3년 가까이 남은 만큼, JKL파트너스 입장에선 EB를 당장 주식으로 바꿀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방이 막혀 있는 E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안전 장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상장 시 공모가 하한선이 있긴 하지만 그 시점에 증시 상황이 어떨지 알 수 없는 만큼, 손실이 없으리라고 100% 장담하진 못한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LS그룹과의 돈독한 관계를 증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LS 입장에서는 EB가 에쿼티(주식)로 전환되면 그만큼 부채가 줄어들어 재무 상태가 좋아질 수 있다”며 “지금 기업들이 추가 자금 조달에 대비해 부채 등을 관리하고 있는데, LS도 자금 조달에 나선다면 EB가 없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KL파트너스 측 실익도 있다.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앞으로 LS MnM으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LS MnM은 2001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배당을 실시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배당금은 주당 3757원(총 1726억원)으로, 유일한 주주였던 LS가 전부 받아갔다. 만약 올해 배당금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 JKL파트너스는 약 200억원을 배당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LS MnM은 세계 2위 동제련 업체로, 재계에서는 비철금속 제련 분야 1위인 고려아연과 많이 비교한다. 다만 공교롭게도 사모펀드와는 상반된 성격의 관계를 맺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경우 MBK파트너스와 경영권을 놓고 ‘전쟁’ 중인 반면, LS MnM은 사모펀드와 손잡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묘하게 비교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