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유동성 위기설로 전날 줄하락한 가운데, 증권가는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 롯데건설 추가 지원 관련 입장 발표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롯데케미칼 유동성 위기는 아닐 것’이라는 제목의 종목 보고서를 내고 “유동성 위기 걱정은 시기상조라는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롯데케미칼의 캐시플로우(현금흐름)는 우려보다 양호하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3조6000억원의 현금예금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 추정 부채비율은 78.6%로 높지 않다”면서 “코스피200 에너지·화학 업종의의 순차입금 비율이 105.2%인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전날 주가가 10.2% 하락하며, 15년래 가장 낮은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롯데그룹의 차입금 39조원(홀딩스·지주·케미칼·호텔 차입금 30조원)을 지목하며 유동성 위기로 12월 초 모라토리움(지급유예)이 선언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풍문이 번지면서다.
롯데케미칼 측은 “유동성 위기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했지만, 주가 하락은 계속됐다. 롯데지주(-6.6%), 롯데쇼핑(-6.6%), 롯데정밀화학(-3.3%) 등의 주가도 하락했다. 일반적인 기업의 적정 순차입금비율이 20% 이하인 점이 고려됐다.
다만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차입금 상승은 인도네시아 LINE 프로젝트(3조1000억원) 및 일진머티리얼즈 인수(2조7000억원) 때문”이라면서 “계열사 제외한 롯데케미칼 자체 펀더멘탈을 고려한다면 캐시플로우는 우려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롯데케미칼은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하반기 미국 모노에틸렌글리콜(MEG) 설비 40%를 매각, 약 7000억원을 확보했고 추가로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롯데타이탄 51%·롯데케미칼 49%) 중 롯데케미칼 지분을 일부 활용해 약 7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훼손된 투자심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롯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에 대한 동사의 명확한 의견 발표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이 여전해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건설은 적극적 자구안 실행으로 2022년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급감하고 있으나, PF 우발채무가 아직도 약 2조8000억원 수준”이라면서 “투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의견 발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