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 속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자 지난밤 미국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이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7일(현지 시각) 장중 한때 130.50달러, 139.1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7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7.42포인트(2.37%) 하락한 3만2817.38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지난달 4일 전고점에서 10% 이상 밀려 조정장에 진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5%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62% 급락했다.
이런 영향으로 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91포인트(1.09%) 하락한 2622.4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617.33에 출발한 지수는 외인이 쏟아내는 매물에 장중 2605.81까지 밀리며 2600선도 내줄 뻔 했다. 이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상승 전환으로 낙폭이 점차 줄던 코스피지수는 장중 2647.18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국내외 기관의 매도세에 상승분을 소폭 반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홀로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내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이날 개인 투자자가 사들인 주식은 7321억원 어치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765억원, 2928억원을 순매도 했다. 장 초반 순매수에 나섰던 기관 투자자는 장중 순매도로 전환했다.
이날도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전날에 이어 삼성전자(005930)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040억원, 118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렸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에 이어 0.86% 하락한 6만9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6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11일(6만9900원) 이후 4개월 만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공급 우려가 커지며 반도체 기업들이 연일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우도 각각 1.26%, 0.32% 하락 마감했다. 장중 상승 반전한 종목도 있었다. 카카오(035720)와 카카오뱅크(323410)는 각각 0.55%, 1.37% 상승했고, 셀트리온(068270)도 3.03%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급등세에 따른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며 전일 미국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락 출발했다”면서 “장중 시총 상위 대형주들이 낙폭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코스피지수도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40포인트(1.29%) 하락한 870.1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869.05에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881.30까지 오르다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출회에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743억원, 204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은 92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가운데는 게임과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068760)이 각각 1.55%, 1.65% 오른 가운데 펄어비스(263750)와 카카오게임즈(293490)도 각각 2.88%, 1.28% 상승 마감했다. 위메이드(112040)는 1.60% 올랐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8일 오후 4시 2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08% 오른 3만8226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0.83% 하락한 2516달러 선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