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공을 막아내고 있다. 이날 두 팀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0-0 무승부를 거둬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렸다.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은 부누가 지키는 골문을 한 번도 뚫지 못한 채 0-3으로 패했고, 모로코는 처음 출전한 1970년 멕시코 대회 이래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AP 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페널티킥 성공률(승부차기 포함)이 58%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도중 발생한 페널티킥이 16개 나왔고, 승부차기는 15차례 이뤄졌다. 총 31차례의 페널티킥에서 골로 연결된 것은 18번으로 성공률은 58.1%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70.6%에 비해 12.5% 떨어진 수준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020년 4월 발표한 1983년 프로축구 출범 후 페널티킥 성공률은 79.2%로 집계되기도 했다. 2010-2011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397차례 페널티킥이 이뤄졌는데 이중 1094번이 골로 연결돼 성공률은 78%가 넘었다.

월드컵은 단일 대회이고 가장 중요한 국제 대회인 만큼 키커의 부담이 평소 리그 경기에 비해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해도 58% 성공률은 낮은 수치인 셈이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폴란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 각 팀의 간판선수들도 이번 대회 페널티킥 기회를 놓쳤다. 스페인 대표팀은 페널티킥 연습을 1000번씩 했지만 정작 모로코와 16강전에선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승부차기 0-3으로 패배했다.

키커의 실축이 아닌 골키퍼의 선방 확률도 이번 대회에서 비교적 크게 늘었다. 이번 대회 골키퍼가 상대 팀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것은 35.5%에 해당하는 11번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1966년부터 2018년 대회까지 페널티킥을 골키퍼가 막아낼 확률이 17%였다. 이번 대회에선 선방 확률이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승부차기를 제외한 경기 도중 발생한 페널티킥 성공률은 이번 대회에서 16개 중 11개가 성공해 68.8%를 기록 중이다. 승부차기는 15번 가운데 7개가 성공해 46.7%다. 2018년 대회는 경기 도중 페널티킥 성공률 75.9%(22/29), 승부차기 성공률 66.7%(26/39)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1966년 대회부터 지난 대회까지 월드컵 경기 도중 발생한 페널티킥 성공률은 80%(176/220)”라고 보도했다. 반면 키커의 부담이 커지는 승부차기의 성공률은 이보다 낮은 69%(203/294)라는 것이다.

승부차기 중에서도 1번 키커의 성공률이 75%로 가장 높고, 4번이 64%, 5번 65% 등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 한 명씩 성공 여부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6번 키커까지 가면 성공률이 50%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스포츠 과학 전문가 제이르 조르뎃은 영국 데일리 메일과 인터뷰에서 “골키퍼의 동작에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심판의 휘슬이 육상 출발 신호가 아닌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킥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