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국내 초박형유리(UTG) 가공업체인 도우인시스 지분을 확대하며 폴더블폰 대중화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배지분율이 절반을 넘어섰고, 자회사의 경우 100%로 지분을 늘리며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280만대 수준인 폴더블폰은 내년 172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도우인시스 지분율은 52.5%로, 전년(48%)보다 4.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도우인시스의 자회사인 지에프의 지분율은 100%로, 전년(73%)과 비교해 27% 증가했다.
도우인시스는 독일 쇼트로부터 공급받은 유리를 가공한 UTG를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한다. UTG는 3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얇게 가공한 유리에 유연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강화 공정 등을 거쳐 완성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공급받은 UTG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결합해 삼성전자(005930)에 공급한다. 지에프도 도우인시스의 UTG 생산 일부를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우인시스를 대체할 만한 UTG 가공 업체는 거의 없다"며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협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부터 UTG 상용화를 위해 도우인시스와 협력을 이어왔다. 2018년에는 삼성벤처투자 신기술투자조합(SVIC) 출자로 투자를 진행했고, 2019년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삼성벤처투자에 출자해 종속회사로 둔 기업은 도우인시스가 유일했다. 그만큼 도우인시스의 기술력을 높이 산 것으로 평가된다. 도우인시스의 가공 기술은 폴더블폰에 쓰인 투명폴리이미드필름(PI)의 단점을 보완할 대안책으로 평가된다.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현재 시장 진입 업체도 거의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도우인시스의 꾸준한 지분 확보로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와 통제력 강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폴더블폰 대중화에 대응하는 한편, 중국 스마트폰 기업으로도 공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SAMSUNG UTG’라는 브랜드로 세계 38개국에 상표 출원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첫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에 PI를 적용했지만, 두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에는 UTG를 적용했다. 당시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UTG 적용 배경에 대해 "화면이 꺼져 있을 때 유리 커버가 주는 반짝거림이 기존 소재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최대 3종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280만대로,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73%인 204만대로 집계됐다. 폴더블폰 시장은 올해 560만대, 내년에는 172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