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강 스프레이를 사용 중인 모습.

국내 바이오·제약사들이 먹거나 주사를 맞는 대신 코에 뿌리는 방식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주사형 방식이 아닌 만큼 어디서나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제넥신은 임상 전 상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위탁개발(CDO)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고, 케어젠 역시 임상을 준비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이미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17일 제넥신(095700)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GX-I7의 코(비강) 투여 연구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CDO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라이트펀드의 지원으로 시작됐다. 현재 비임상 단계다.

라이트펀드는 세계 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한국 보건복지부, 빌&멀린다게이츠재단, 국내 생명과학 기업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글로벌 민관협력연구 기금이다.

제넥신 관계자는 "비강점막에 치료제를 뿌려 코로나19 를 비롯한 바이러스가 증식을 하지 못하도록 개발하고 있다"며 "간단히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 소방관 등이 집단감염 지역에 투여될 때 사용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어젠(214370)도 항바이러스 펩타이드 치료제 ‘스파이크다운’이 주사제뿐만 아니라 코에 뿌리는 형태로도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얻어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에 코흡입, 주사로 스파이크다운을 투입한 결과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인체에 적용하는 코로나19 치료 전임상 및 임상 1상을 종료하고 내년 말 최종 사용 승인을 목표로 한다.

케어젠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비강형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해 1일 1회로 24시간 동안 예방효과를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생산 최대 능력은 연간 10억개 가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강형 스프레이 용량은 30회 투여할 수 있는 분량으로, 한 달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축농증 치료 후보물질이던 GLS-1200을 코로나19 감염 억제 약으로 개발 중이다. 6시간마다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한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임상 2상을 처음 진행했던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에서 피험자 모집과 투약을 마쳐 피험자 50%를 모집했다"며 "루이지애나주 바톤루지시에서 2차 임상시험센터를 마련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에 뿌리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는 지난달 19일(현지 시각) 의료기기와 의약품, 식품 등에 사용되는 화합물을 활용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분무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버밍엄대 발표에 따르면 최대 48시간까지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비행기, 교실 등 혼잡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프레이가 유용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