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탁현민 프로덕션 출신이 설립한 '노바운더리'
文정부 출범 후 2년10개월간 靑·정부 행사 22건 수주 보도
靑 "무책임한 의혹 제기"라며 강한 유감 표명
"靑 행사는 3건 뿐…대형기획사만 정부 행사 수주해야 하나"
청와대는 14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측근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가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와 정부 행사 용역을 22건 수주해 3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는 한겨레신문 보도에 대해 "청와대와 의전비서관실은 해당 기획사가 정부 부처 행사를 수주하는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능력 있는 모두에게 기회를 준 것이 문재인 정부의 행사였다"라며 "무책임한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탁 비서관 최측근 이모(35)씨와 장모(34)씨가 2016년 말 설립한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는 2017년8월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부터 지난달 25일 '6·25 한국전쟁 70주년 기념식'까지 2년10개월간 청와대와 정부 행사 용역 22건을 수주했다. 이 중 15건은 문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고, 그 가운데 5건은 법인 등기도 하기 전에 수주했다.
노바운더리는 탁 비서관이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인 2017년 5월까지 정부 행사 관련 실적이 없는 신생 업체였다. 이씨와 장씨는 '탁현민 프로덕션' 조연출 출신이다. 한겨레는 "노바운더리는 2018년 3월 법인 등기를 하기 전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를 잇따라 수주했다"면서 "공연 행사업계 관계자들은 '사례를 들어 본 적 없는 특혜'"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탁 비서관이 지인들의 업체에 대통령 관련 일감을 거듭 맡겨 이익을 얻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해당 기획사가 청와대로부터 수주(수의계약)한 행사는 3건이 전부이고, 금액은 8900만원"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청와대 행사와 정부 부처 행사는 계약 주체가 달라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면서 "22건이라고 숫자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또 탁 비서관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재직한 2017년부터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의전비서관실은 수백여건 이상의 청와대 일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여건 중 3건을 해당 기획사와 계약한 것인데 일감몰아주기라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한겨레는 기사에서 "노바운더리는 법인 등기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입찰공고도 없이 수의계약 형태로 행사 대행을 맡았다"고 했다. 2017년 11월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만찬 공연'도 이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강 대변인은 '수의계약'에 대해 "대외적 보안이 필요한 긴급 행사는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는 '공모' 형식을 밟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며 "대통령 행사에서 수의계약은 그래서 당연하다"고 했다. 또 "의전비서관실은 그간 특정 업체를 강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참석한 전체 행사 중 한겨레신문이 지적한 특정 기획사보다 더 많은 행사를 수주한 다른 기획사들이 많다"고 했다.
'법인 등기도 안 된 신생업체가 청와대 행사를 수주했다'는 것에 대해 강 대변인은 "대기업만 수주해야 하는가"라며 "개인사업자 뿐 아니라 개인도 능력만 검증되면 얼마든지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빠듯한 시간 안에 행사를 추진하려면 의전비서관실의 기획의도를 잘 이해하고, 행사성격에 맞는 연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기획사나 기획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형기획사의 하청구조를 고집하지 않고 능력 있는 모두에게 기회를 준 것이 문재인 정부의 행사였고,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한겨레 보도를 "무책임한 의혹 제기"라면서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