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北 편들기'
송영길 외통위원장 "대포로 안쏜 게어디냐"
윤건영 "전 정권, 北 의심 빌미 줘"
김홍걸 "美 설득해 대북제재 완화해야"
북한이 16일 오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지 사흘만이다. 그런데 이날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직전까지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북한 감싸기'로 일관했다. 민주당 소속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은 폭파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기자들에게 "(대)포로 쏘지 않은 게 어디냐"라며 북한을 두둔했다.
민주당 윤건영(초선·서울 구로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와 대한민국 풀체인지’ 외교안보 분야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한반도 평화는 진보·보수, 여야가 따로 없는 목표이지만 지난 시기 정권이 바뀌면서 전 정부의 합의를 휴짓조각으로 만들었던 것이 잘못"이라고 했다.
북한의 도발이 지난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잘못이라는 취지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지난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했다. 윤 의원은 "2019년 벌어진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제어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했던 것이 뼈 아프다"고 했다.
그는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던 때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고, 국군의 날 첨단무기를 공개했던 것을 언급하며 "상대(북한) 입장에서는 9·19 군사합의 이행 의지를 의심하게 되는 빌미가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탈북자 출신 의원 탄생도 북한 입장에서는 큰 메시지였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최근 강경 대응의 원인이 북한의 잘못이 아니라 탈북자 출신인 미래통합당 태영호(서울 강남갑·초선), 지성호(비례대표·초선) 의원이 당선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초선·비례대표)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에 나와 북한의 강경 발언에 대해 "꼭 그렇게 험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나 야속한 생각도 든다"면서도 "지금의 김정은 정권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당장의 위기를 타개해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뭉쳐 있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저희 아버지께서 살아계시다면 결코 (북한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대북정책의 과감성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유엔 제재 하에서도 가능한 것은 다 시도했어야 한다. 또 (대북제재 완화와 관련) 미국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북한이 대남 강경 대응의 원인으로 지목한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도 "북한 인권이나 대북 민주화로 보기 어렵다"며 "선정적인 전단들"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1호 법안으로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을 발의했다.
국회 외통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이날 오후 외통위 전체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대)포로 폭발을 하지 않은 게 어디냐"라며 "북한이 예고한대로 했다.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서호 통일부 차관은 이날 강화도를 찾아 탈북민 대북전단 단속 점검에 나섰다. 서 차관은 강화경찰서, 인천해경 강화파출소, 삼산파출소 등을 차례로 방문해 담당자들을 격려한 뒤 탈북민 단체에 대한 빈틈없는 대응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