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김종인)에 변화 강요받는 현실"
"변화 주도한 보수 역동성이 우리 정체성"
"진보의 아류는 영원히 2등"
미래통합당 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9일 "진보의 아류가 돼선 영원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고 했다. 원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행사 특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류세력의 교체를 공개적으로 선언했고, 그러한 변화에 끌려가자는 사람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원 지사가 '진보의 아류' 발언을 한 것은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 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고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진보 진영의 어젠다인 기본소득을 띄우는 등 보수 색채를 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원 지사는 "실력을 인정할 수 없는 상대한테 4연속 참패를 당하고, 변화를 주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히딩크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는 현실"이라며 "이것이 현실인지 초현실인지 뒷머리를 둔탁한 걸로 크게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했다. 이는 통합당이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18대 대선, 2018년 6·13 지방선거, 2020년 4·13 총선까지 4연속으로 민주당에 패배하고, 김 위원장을 영입해 당 쇄신을 맡긴 것을 빗댄 것이다.
원 지사는 "(해방 이후 분단까지) 1945∼48년 보수의 선택은 대한민국 100년 현대사에서 우리 운명을 가른 결정적 선택이었고, 위대한 선조의 선택이었다"며 "담대한 변화를 주도했던 보수의 역동성, 그것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핵심 동력이고 바로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보수의 이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유전자"라며 "현실을 냉정히 인식하고, 뛰어난 선수와 스태프를 짜서 후반전에 세 골 넣으면 되지 않겠나.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우리에 의한 승리, 보수의 유니폼을 입고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원 지사가 김 위원장의 발언에 직접 반기를 든 것은 차기 대선을 1년 9개월 앞두고 야권의 몇 안되는 잠룡으로 꼽히는 원 지사가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립각 세우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원 지사는 김 위원장이 화두로 던진 기본소득제에 대해선 "제주도에서 교육과 일자리, 국민의 실질적인 삶을 도와주기 위해 생산적 복지 차원에서 접근했던 것을 두고 기본소득이라고 이야기한다"며 "국민의 기본 기회를 보장해주는 정책으로 제주도에서 쌓아가고 있는 것들이 앞으로 복지국가 및 국민의 미래불안에 대한 정책을 좌우해나가는데 제 경험을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사회안전망포럼이라는 것을 만들었다"며 "보수와 진보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분들이 참여해 본격적인 연구를 1년 가까이 해오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