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신임 원내대표에 '영남5선' 비박
"8월 전당대회하기 이르다"
김종인 임기 연장 →비대위 출범 수순 밟나

미래통합당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의원이 8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84표 중 59표를 획득하며 7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런 결과를 두고 당 내에서 '이변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당 내에서는 주호영(영남)·이종배(충청) 의원의 승리를 일찌감치 예상했다.

제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인사하고 있다.

총선 참패로 친박(親朴)·비박(非朴) 계파가 사실상 붕괴되면서 표심 예측에 계파는 무의미했다. 대신 지역 변수가 컸다. 이번 총선에서 수성갑에 공천을 받아 승리한 주 의원은 대구에서만 내리 5선을 한 '대구·경북 맹주'로 꼽힌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경북 24석, 부산·울산·경남 32석을 획득했다. 이를 합하면 84개 지역구 가운데 66%가 넘는다.

당선자의 48%(40명)에 해당하는 초선 당선자들이 서울·수도권 당선자인 권영세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이는 빗나갔다. 영남권의 초선 당선자들은 주 원내대표에게 몰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결과를 놓고 당 내에서는 당선자들이 총선 참패 후 당 수습과 21대 국회 180석의 거대여당과의 맞대결을 위해 변화 혁신보다는 안정 노련미를 택했다고 분석했다. 상대인 권 후보자는 19⋅20대 때 낙선하고 이번에 원내에 재진입했다. 권 후보자는 "8년의 공백기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했지만 현실에선 약점으로 작용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는 특임장관·원내수석·정책위의장 경험이 있는 정책통"이라며 "작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정국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대여투쟁을 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 체제에서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8월 전당대회를 하면 21대 국회 전반기를 허비하게 된다며 "의견을 취합한 결과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임기를 더 늘리자는 것이 우세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임기연장에 대해선 "김 위원장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주 원내대표는 당선자 총회에서 지도체제에 대한 뜻을 모으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의 임기에 대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도 재소집할 전망이다.

20대 때 보여줬던 투쟁 일변도의 대여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마지막 보루는 국민 여론이다. 철저히 사실관계와 논리에 근거해서 국민에게 대안을 알리고, 이에 맞게 협상을 이끌겠다"고 했다.

홍준표 윤상현 권성동 등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주 신임 원내대표는 "원칙적으로 빠른 복당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공천에 불복하는 해당행위한 자를 바로 받아주면 기강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반대 이유도 숙고하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