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내놓은 '페리오 펌핑 치약'을 사용하면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이 치약을 위에서부터 눌러 짜느냐, 아래에서부터 눌러 짜느냐는 사소한 것으로 싸우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펌핑 치약은 기존 치약처럼 짜서 쓰는 튜브 형태의 치약이 아니라 손 세정제나 샴푸처럼 눌러 쓰는 치약이기 때문이다.
페리오, 죽염 등의 치약 브랜드를 갖고 있는 LG생활건강은 국내 치약 시장에서 40%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페리오 토탈7'은 충치, 구취, 잇몸, 치석, 미백, 안티플라크 등 구강에 필요한 7가지 기능을 모두 담은 기능성 치약으로 LG생활건강 치약 부문의 주력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죽염 성분을 담아 내놓은 치약인 '죽염 치약' 역시 20여 년이 넘는 기간 사랑받아 온 제품이다. 잇몸 질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 등에도 수출되고 있다.
◇익숙한 치약을 새로운 형태로
LG생활건강은 눌러쓰는 치약 제품인 '페리오 46㎝ 펌핑 치약'을 페리오 토탈7과 죽염 치약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제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단순히 통에 담아 눌러 쓸 수 있게 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개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치약에는 치아 세정을 위한 연마제가 들어간다. 이 연마제가 치약을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에 통에 담긴 치약이 공기와 접촉되면 치약의 유통기한인 3년이 되기 전에 제품이 굳어 버릴 가능성이 컸다. LG생활건강은 치약을 묽게 만들어 관찰하는 방식으로 치약이 굳지 않는 적절한 농도를 찾아냈다. 통에 담은 뒤 관찰하는 기간만 1년 6개월이 소요됐다.
이렇게 탄생한 펌핑 치약의 장점은 튜브 형태의 치약처럼 짜서 쓸 필요가 없고, 뚜껑을 잃어버릴 염려도 없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일반 튜브 치약 3개 용량인 285g의 치약을 하나의 통에 담아 여러 번 새 제품을 꺼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앴다.
일반 치약보다 묽은 젤 형태라는 점도 장점이다. 치약 거품을 내기 위해 따로 칫솔에 물을 묻히지 않아도 풍성한 거품을 낼 수 있다. 치약이 나오는 입구에 치약이 묻어 굳는 불편함도 없다. 묽은 제형의 치약이 한 번에 사용할 만큼만 깔끔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제형뿐 아니라 제품의 기능과 향, 용기 색상에서도 차별점을 두었다. 치석 제거, 구취 제거, 치아 미백 등 세 가지 기능으로 나뉜 제품은 파란색, 초록색, 주황색 용기에 담겨 출시됐다. 화장실에 놓는 제품이지만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서였다.
페리오 펌핑 치약이 인기를 얻자 20여 년 동안 인기를 얻어온 죽염 치약도 펌핑 치약 형태로 내놓았다. '죽염 잇몸고 펌핑 치약'은 기존 죽염 치약의 효능을 유지한 채 용기를 펌핑 형태로 바꿔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한국을 넘어 중국 시장까지
2013년 7월 출시된 페리오 펌핑 치약은 지금까지 약 520만개 이상 판매됐다. 올해 더욱 많은 인기를 얻어 1~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60% 성장하기도 했다. 김현정 페리오 마케팅 책임자는 "작년 한 해 매출 30억원은 올해 초에 이미 달성했다"며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올해 매출은 3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펌핑 치약 판매량은 중국 시장에서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4년 5월 중국에 진출했는데 올해 상반기 월평균 10만개씩 판매됐고, 올해 하반기에는 월 20만~30만개씩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비중 역시 국내와 맞먹는다. 국내 매출과 중국 매출 비중이 50대50 수준인 것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기존 치약과 다른 독특한 사용법과 용기가 눈길을 끌면서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온라인 몰이나 건강·미용 매장 등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며 "중국에서 생산 속도보다 판매 속도가 빨라 품귀현상까지 벌어지면서 물량을 확보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