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무뿌리의 구조를 모방해 최대 700%까지 늘어나는 전자 기판을 개발했다. 스마트 저항 밴드와 스트레처블 발광 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태양 전지와 같이 늘어나는 전자 제품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박인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진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 연구를 통해 스트레처블 전자 제품 개발에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생체 모사 인터페이스 설계(Bioinspired Interfacial Engineered Flexible Island, BIEFI)’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4일 게재됐다.
연구진은 나무뿌리의 중심이 되는 주 뿌리(primary roots)와 보조 뿌리(secondary roots) 구조를 설계에 적용해 응력을 분산시키고, 기계적 맞물림을 통해 두 기판 사이의 강력한 접착력을 구현했다. 이 구조에서 주 뿌리는 응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며 인터페이스의 균열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조 뿌리는 기판 사이의 접착력을 강화하고 변형 중에도 인터페이스의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설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형 상황에서도 높은 기계적 신뢰성과 소자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최대 700%까지 늘어나면서 1000회 이상의 물리적 변형 시도에도 안정적인 구조를 설계했다. 이 기술은 실시간으로 운동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저항 밴드에 적용해 사용자의 운동 강도와 균형을 분석할 수 있고, 다양한 피트니스 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 스트레처블 LED 디스플레이, 태양 전지는 늘림, 구부림, 비틀림 등 여러 변형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박인규 교수는 “이러한 생체 모사형 설계가 차세대 전자 기술을 위한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 인터페이스 설계의 최적화와 접착력 향상, 더욱 복잡한 뿌리 구조 모방 등을 통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65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