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스 크리스토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이 전 세계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우 회장은 5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특별 강연에서 ‘전 세계 인도적 위기와 국경없는의사회의 대응’을 소개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보면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가 많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연대의 방법을 찾고 굳건히 서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들이 희망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크리스토우 회장은 2002년 국경없는의사회에 처음 합류해 난민과 이주민 지원을 시작으로, 남수단, 이라크, 카메룬 등 분쟁 지역에서 응급 외과의로 활동했다. 이후 2005년부터 2019년까지 그리스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으며, 2019년 국제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강연에서 국제 분쟁의 심각성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사태에는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지만, 수단과 같은 지역은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단에서는 병원이 약탈당하고 의료 시설이 무장 단체의 공격을 받는 등 인도적 위기가 심각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우 회장은 인도주의 활동가가 갖춰야 할 세 가지 핵심 역량으로 환자 중심 사고, 공감, 끈기와 헌신을 꼽았다. 그는 “환자를 중심에 두고, 사람들을 공감하고 이해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돕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크리스토우 회장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인도적 지원 예산을 삭감하는 움직임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미국 정부의 예산 삭감과 관련한 질문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완전한 재정적 독립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러 나라에서 인도적 지원 자체가 축소되는 최근의 흐름은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적 독립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연결고리처럼 지역사회와 강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 그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우 회장은 한국이 글로벌 보건 의제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먹는 콜레라 백신을 개발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백신이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한국은 세계적으로 점점 더 강력한 국가가 되고 있으며, 변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