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000100)의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리보세라닙)’와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기존 치료제보다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1년 이상 끌어올려 4년 이상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J&J는 26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폐암학회(ELCC)에서 렉라자·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을 기존 폐암 표준치료로 사용되던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직접 비교한 임상 3상(MARIPOSA) 결과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렉라자·리브리반트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19 결손 또는 L858R 치환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전체 생존기간의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타그리소 대비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1년 이상 연장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J&J 측은 설명했다. 타그리소의 전체 생존기간은 36.7개월로, 렉라자는 4년 이상 생존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OS는 치료를 시작한 순간부터 사망하기까지 걸린 시간으로, 항암 신약 효과를 나타내는 여러 지표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지표로 꼽힌다. 37.8개월 중간 추적 관찰 결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3년 생존율은 60%로 타그리소(51%)에 비해 높았다. 이런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졌다. 42개월차에는 생존율이 56%와 44%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했을 때 렉라자·리브리반트가 타그리소보다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12개월 이상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J&J 측은 설명했다.
니콜라 지라르 프랑스 파리-사클레이대 의대 교수는 “두 약물을 병용하면 환자가 더 오래 살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커진다는 것이 생존 곡선을 통해 증명됐다”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차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받아 모든 환자가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렉라자·리브리반트는 치료 후 질병이 악화되지 않는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 지표에서도 타그리소보다 높은 수치를 증명했다. 2023년 10월 타그리소와 비교해 PFS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된 1차 종료 지점을 달성한 임상 결과를 공개했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2018년 J&J의 자회사 얀센에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국산 항암제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J&J의 리브리반트와 함께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1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승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