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5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068270), 동아에스티(170900) 등 국내 기업 제품을 비롯해 총 7종의 바이오시밀러가 올해부터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텔라라는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염증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쓰인다. 연간 글로벌 매출 규모는 103억 6100만달러(한화 15조 원)에 달한다. 미국 매출은 67억2000만달러(10조원) 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 판매허가를 받은 제품은 총 7개다. 미국 암젠과 아이슬란드 알보텍, 한국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품을 출시했고, 4종이 상반기 안에 추가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회사는 미국의 암젠이다. 지난 2023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웨즐라나(Wezlana)’를 가장 먼저 승인받고, 올해 1월 1일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지난 21일 알보텍이 두 번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인 ‘셀라스디(Selarsdi)’를 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4일(현지 시각)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PYZCHIVA)’를 현지 파트너인 산도스(Sandoz)를 통해 미국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6월 FDA로부터 피즈치바 품목허가를 받았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4월 허가를 받고 7월 출시했다.
셀트리온, 동아에스티도 올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FDA로부터 ‘스테키마(STEQEYMA)’를 승인받아 이달 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8월 승인을 받아 11월 출시했다.
동아에스티는 오는 5월 ‘이뮬도사(IMULDOSA)’를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FDA 승인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품목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바이오시밀러는 여러 제품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만큼, 출시 시기가 빠를수록 시장 점유율 확보에 유리하다. 하지만 민간 보험사들이 좌우하는 미국 시장은 후발 주자라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보험사 처방 목록에 자사 제품을 등재하고 저가 전략을 펼치면 점유율 확보가 가능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동아에스티는 현지 사정에 밝은 파트너사에 판매·마케팅을 일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와 피즈치바의 북미·유럽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산도스는 피즈치바의 판매를 위해 미국의 주요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계약을 체결했다. PBM은 미국 의료보험 의약품 유통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동아에스티는 2021년 인도 제약사 인타스에 이뮬도사의 글로벌 판권을 넘겼다. 인타스는 자회사 어코드 헬스케어에 이뮬도사의 미국 판매를 맡겼다. 반면 셀트리온은 현지 파트너 없이 직접 판매망을 구축했다. 직판 체제는 위탁 판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도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민간 의료 보험사와 거래한 경험이 풍부한 현지 파트너를 두는 것이 유리하다”면서도 “국내사라도 직판망을 구축하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사 사정에 따라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