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산업 재해, 전쟁 등으로 외상을 입어 팔·다리를 절단할 위기에 처한 환자 수술에 쓰는 ‘무세포 조직공학 혈관(인공 혈관)’이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허가돼 상업화 길이 열렸다. 이번 허가는 재생의료 분야의 큰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24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생명과학기업 휴마사이트(Humacyte)가 개발한 무세포 조직공학 혈관 ‘심베스’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심베스는 환자의 혈관을 대체하기 위해 이식하는 일회용 제품이다. 인간 세포외 기질(ECM)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인간 대동맥 조직에서 유래한 인간 혈관 평활근 세포를 활용해 만든다. FDA는 “그동안 혈관 외상 치료법은 제한적이었다”며 “새로운 기술을 승인한 이번 결정이 그동안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맥 파열 등으로 발생한 혈관 외상은 자칫 출혈이나 혈액 응고를 비롯한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위기를 초래한다. FDA는 임박한 사지 상실을 피하기 위해 혈관재생술(혈류 복원)을 할 때 자가 정맥 이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성인 환자에 심베스를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휴마사이트에 따르면 심베스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자동차 사고, 총격, 산업 재해로 인한 부상을 치료하는 데 사용됐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일선 병원에서도 사용됐다. 앞서 미 국방부가 우선 제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