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율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00만원이 넘는 고가 월세시장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확정일자 통계를 토대로 임대차 계약 중 전세와 월세 비중을 살펴본 결과, 2022년 51.8%였던 월세 거래 비중이 지난해 54.9%로 3.1%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세는 48.2%에서 45.1%로 3.1%p 감소했다.
이처럼 월세 계약이 증가하는 가운데 100만원이 넘는 ‘고가 계약’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를 가액대별로 분석한 결과, 월세 50만원 이하 거래는 전체의 51.5%로 2022년 54.2%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월세 100만원 초과 거래는 지난해 17.2%로 2022년 16.4%보다 늘었다.
서울만 보면 지난해 월세 100만원 이하 거래 비중은 65.5%로 전년도에 비해 2.7%p 감소했다. 반면 월세 100만원 초과 거래 비중은 34.5%로 2.8%p 늘었다.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계약을 한 임차인 3명 중 1명은 100만원이 넘는 월세를 지불한 셈이다. 월세 200만원이 넘는 초고가 거래도 11.2%나 됐다.
특히 학군(교육) 및 고급 주거 수요가 밀집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지난해 100만원 초과 월세 거래 비중이 51.5%로 절반을 넘겼다. 300만원이 넘는 월세 거래도 2022년 11.6%에서 지난해 12.2%로 늘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노도강’ 지역의 아파트 월세시장은 50만원 초과∼100만원 이하 월세 거래가 지난해 53.9%로 2022년(48.5%)보다 늘면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200만원 초과 월세 거래 비중은 0.3%에 그쳤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높은 전세 대출 이자 부담과 수도권 전셋값 오름세로 인해 전세의 월세 전환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100만원이 넘는 고가 월세도 같이 늘고 있는 만큼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임대주택 확대와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 등 지원책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